책, 엔드 오브 타임 본문 일부 옮김
타자가 휘두른 방망이에 얻어맞은 야구공이 순간적으로 어떻게 변형되는지 알아내려면 공의 구조를 분자 수준에서 분석해야 한다.
야구공이 방망이와 접촉하는 순간부터 미시물리학적 힘이 공에 변형을 일으키고,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는 복원력이 공을 밀어내면서 포물선 궤적을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그러나 분자 수준에서 알아낸 사실은 공의 궤적을 계산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빠르게 회전하면서 죄익수를 넘어가는 야구공의 궤적을 알아내기 위해 수조 × 수조 개에 달하는 분자의 운동을 일일이 추적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런 식의 접근이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가능하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현실성이 없다.
궤적을 계산할 때에는 분자 단계의 정보를 깡그리 무시하고 공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서 '거시 규모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위의 사례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우리가 제기하는 질문의 내용에 따라 가장 유용한 답을 제공하는 '이야기'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우주는 모든 규모에서 나름대로 논리적이다. 원자 규모에서 거시 규모로 오락가락하지만 않으면 일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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