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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텃밭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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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Jul 11. 2023

비 오던 어느 오후에 만난 '왜가리'

첫 장맛비가 오던 날


첫 장마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

물이 텃밭 주변을 가득하게 흘렀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길이 막힌 곳이 없나 살폈지


빗소리가 텃밭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느라

한참을 서성였지


그러다 저쪽에서 왜가리를 만났어

예전에 갯벌에서도 비 맞고 있는 왜가리를 보며

짚으로 만든 롱이를 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


왜가리는 비를 한참을 맞고 서 있었어

비가 오는 데 왜 저러고 서 있지? 했어

아마도 다랑이 논에 있는 미꾸라지를 잡아먹으려고 왔나 싶기도 했지

혼자 넘어왔나 봐, 바닷가에서


왜가리가 저쪽으로 가면 나는 이쪽으로 와서

왜가리 사진을 찍었지


첫 장마 오던 날

왜가리와

나는

그렇게 같이 장마를 감상했어

내가 수련밭에 떨어지는 비를 보고 있을 때는

왜가리가 저쪽에 있었고

왜가리가 다랑이 논을 거닐 때는 내가

이쪽에 있었지

같이 수련을 감상할 수는 없었어

왜가리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내 관심사는 그때 왜가리였다는 것뿐.


수구콰 왜가리


이 정면 화조도라 할만한 풍경


수국도 장맛비에 젖고, 왜가리도 장맛비에 젖고...


서성이며 먼 곳을 응시만 하는....


다랑이 논에 발을 담그고는 먼  곳만 본다


다랑이 논이 수련 연못이 되고


보랏빛 수련


분홍 수련


#이것은크리에이터텃밭입니다

#월곷텃밭

#왜가리


우리텃밭과 장맛비


텃밭 주변에 물이 고이니 마치 텃밭이 해자에 둘러맣인 듯하다


미나리꽝이 연못이 되고


빗물 떨어지는 풍경을 한참을 감상하다


텃밭에 서 키우는 해바라기 한 그루. 심은 것이 아니고 저 자리에서 돋아나길래 키웠다. 키만 크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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