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어렸을 때 봤던 "터미네이터"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탄 대형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거대한 쇳덩어리 같던 그 바이크를 본 뒤부터 남성다움의 본능적 매력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 후로 쭉 잊고 평범한 남자로 살아가다가, 문득 주말 양평 6번 국도를 달리던 할리들의 우렁찬 행렬을 보고 "와, 나도 한번 타야 되는데"하고 무의식에 있던 로망이 살아나기도 한다.
위의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고, 그게 아니라면 필자처럼 자동차와 바이크 둘 다 좋아하다가 바이크를 진지하게 한번 타보고는 푹 빠져 걷잡을 수 없는 길을 가게 되는 경우도 있긴 있다.
다시 돌아와서. 바이크라는 건 역시 "한번 해보고 싶은 것" 정확히는 "타보고 싶은 것"으로 진취적인 자들이 결국 얻게 된다. 마음으로만 머물면 결국 "그 돈이면" 더 좋은 차를 사거나 "그래도 위험해서 안 되겠다"라는 식의 이유를 들며 인생에서 영영 다른 노선을 타게 된다.
아무래도 바이크라는 물건을 타기 위해 도전한다는 것은 역시 보통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겁 주는 것이 아니다. 일단 각오가 단단해야 한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중요한 내용이다.
한국 사회에서 바이크(=오토바이)는 존재 자체가 반사회적인 물건이며 배척당하는 위치다. 아무리 값비싼 할리 라 해도 그걸 고고한 취미로 이해하는 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중은 바이크를 보면 신기해하는 사람보다는 피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즉 절대로 '메이저'가 못된다. 이게 당신 차보다 더 비싸네 어쩌네 해봐야 아무튼 인정받지 못하는 '마이너' 한 취미이며 환영받기 어려운 취미다.
이 모든 것을 알고도 시작할 각오가 되려면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우려하는 대로 "위험하고 철없는 놈들의 값비싼 취미" 취급받기 싫으면 무엇보다 안전을 대전제에 깔고 시작해야 한다. 그게 신상에 좋다.
영화에서 처럼, 액션 배우처럼 멋지게 죽고 싶어서 바이크를 타는 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대전제는 언제나 안전이 되어야 함을 반드시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