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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노 Feb 03. 2022

불을 ‘절반’만 켜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르노입니다.


오늘은 머니투데이의 남형도 기자님의 인사이트 있는 세바시 강연 하나 요약해드리겠습니다.


2018년 여름에 제가 한 번은 브래지어를 입어봤습니다.

한 독자님이 브래지어의 불편함을 느껴보라고 해서요.


가슴에 하루 종일 압박하는 게 있으니깐 정말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정말 퇴근하자마자 벗어던지고 소화제와 두통약을 먹었습니다.


브래지어가 기존에는 그냥 여성 속옷이구나했는데, 이제는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직접 입어봐서 알게 된 거죠.


그 이후에도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3년 동안 82개의 체험을 했더라고요.


한 번은 제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정말 위대한 발견 하나를 했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 스위치가 3개인데요.

맨 위의 스위치는 2개의 조명과 연결이 되어있고요.

가운데 스위치는 한 개의 조명과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마지막은 환풍기였고요.

그날따라 화장실 불을 다 켜는 게 싫어서, 한 개만 켜고 볼일을 보는데 은은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때 저는 처음 생각했습니다. 

'불을 절반만 켜도 괜찮구나.'


이때부터 화장실 볼일 볼 때는 조명 1개만 켜고 들어갔습니다.

이게 어떤 면에서는 지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3월에 기온이 3.8도가 올라서 보통 때보다 벚꽃이 빨리 피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정상이 아닌 상황이죠. 지구가 아프구나.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절반의 삶"이라고 이름을 붙이고요.


일상에서 무심히 하던 행동들 중에서 줄일 수 있는 걸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을 관찰하기 시작했죠.


칫솔을 꽉 채워서 치약을 짜고 이를 닦았는데요.

어느 날 보니깐 치약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요.

온 힘을 다해 짜니 평소의 양의 절반이었습니다.

그렇게 양치질을 했는데 충분하더라고요.

'아 치약을 절반만 써도 괜찮은 거였구나.'


처음에는 시간 관계없이 무의식적으로 거실 조명을 다 켰는데요

시간마다 다르게 켜봤습니다.

버튼 하나하나 마다 오후, 저녁, 밤이라고 네임태그를 붙이고요.

가장 어두운 밤에만 3개를 다 켰죠. 살만 하더라고요.


샤워할 때 사용하는 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얼마나 사용하는지 몰라서 욕조에 물을 받고 사워를 한번 해봤어요.

생각보다 욕조가 많이 차더라고요.

그래서 씻는 속도만 조금 빠르게 하니깐 절반도 안 되는 물로 샤워가 가능했습니다.


손을 씻고 휴지를 많이 안 쓰는 팁도 발견했습니다.

손을 세면대에 힘차게 몇 번 털고 머리를 한번 세팅해주고, 휘휘 저으며 자리로 돌아오면 손이 다 마르더라고요.


설거지할 때 세제를 절반만 사용해도 충분히 가능하더라고요

수세미를 평소보다 세게 비벼서 거품이 많이 나도록 하면 됩니다.


스마트폰의 밝기를 절반만 줄여도 배터리 소모를 조금 덜할 수 있어요.


제가 어릴 적에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만화를 즐겨봤습니다.

그때 만화에서는 지구의 모습이 칙칙한 대기였습니다.

사람들은 물과 공기를 사 먹었죠.


어린 마음에 물과 공기를 왜 사 먹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30년 지난 지금 제가 공기청청기와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는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공기와 물을 사 먹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래요 저 혼자 해서 뭐가 달라지겠냐고, 사실 저도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마음을 잡게 되는 계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까 제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기사를 쓴다고 했잖아요?

한 번은 제가 초등학생이 다시 돼 본 경험도 있었어요.


체육시간에 당연히 운동장 가서 운동을 할 줄 알았는데, 교실에서 문 닫고 피구를 하더라고요.

미세먼지가 심해서 나갈 수 없다는 거예요.

교실이 좁다 보니 마음껏 할 수 없더라고요. 계속 서로 부딪히고요.


'아 내가 어릴 적에는 드넓은 운동자에서 놀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저희는 유한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구도 언젠가 멸망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가지시고,

조금이라도 환경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반 남은 삶을 절반만 사용해보시면서 살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음에도 인사이트 좋은 강의, 영상 요약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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