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영 Jun 08. 2021

나를 지켜내는 힘, 공간에 대한 인식

내 공간과 타인의 공간

무용치료를 시작하고 여러가지가 달라졌지만 그 중에서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린 유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의 병증을 가진 분들을 비롯해서 직장인, 학생, 주부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그들에게 들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저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쳤는데요.


우리가 삶 가운데 만나는 수많은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많은 부분이 서로의 거리를 잘 지켜주지 못해서 일어납니다. 서로의 거리를 지켜준다는 것은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부모가 자식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지않고 간섭하거나 선택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지키기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무례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을 하러 가면 처음 만난 저에게 기대거나 안기는 아이들이나 친구의 물건을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사용하는 아이들도 이런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번엔 아이와 함께 춤을 추면서 거리지키기를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다양한 거리를 두고 움직이기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평소에 너무 엄마에게 붙어있다면 처음엔 꼭 붙어서 걷기를 하고 그 다음엔 손만 잡고 그 다음엔 조금 더 떨어져서 걷는 것입니다. 만일 엄마에게 거리감을 가진 아이라면 먼 거리부터 시작해서 점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냥 걷기 보다는 리듬에 맞추어서 놀이처럼 시도하시는 것이 움직임을 도와줄 것입니다.


 다양한 거리를 경험한 후에는 아이에게 얼만큼의 거리가 편안한지 물어보고 그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기로 약속을 합니다. 서로 약속을 하고 나면 아이가 마음껏 걷거나 뛰고  그것을 보며 엄마가 약속한 거리만큼 유지하기 위해 바삐 다니는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놀이가 됩니다. 


그 과정가운데 타인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자신의 공간과 내가 존중해줘야 하는 타인의 공간에 대한 인식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집에서 아이와 함께 춤을 추면서 엄마와 혹은 집안의 물건이랑 부딪히지 않도록 연습해보세요.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을 할 때 한 소리 하고 싶으시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크게 숨 한 번 쉬고 일단 멈추세요. 한 소리 하고 나서 잠자는 아이보며 미안해하지 마시고 춤추는 엄마가 되어주세요.

이전 10화 살아있는 나를 감사함으로 바라보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