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녀왔다.
제주를 갈 때는 늘 설렘이 가득하다. 일 때문에 몇 번이나 혼자 가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엔 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방학 전이라 지금처럼 여행객이 많진 않았지만 코로나로 혹여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밀폐된 공간은 피해가며 제주를 즐겼다.
눈을 돌리면 어디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는 찾을 때마다 이미 좋은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에 뭘 보든, 뭘 하든 그냥 좋다. 볕이 뜨거우면 뜨거운대로 좋고 바람이 선선하면 시원한대로 좋다. 맨 발로 모래사장을 밟아도 좋고 모래가 없는 돌밭을 신을 신고 걸어도 좋다. 손에 스치는 것이 풀이어도 좋고 꽃이어도 좋다. 제주는 항상 그저 좋았다.
제주의 바다에 처음 혼자 섰을 때
눈을 감고 양 팔을 벌리고 서서 한참 동안 바람 소리를 들었다.
파도소리 덮힌 바람소리 안에 나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하늘 덮힌 파도 움직임 안에서 내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오래도록 바깥에 집중되어 있던 나에게 내 안의 나를 느낄 수 있게 해준 곳이 제주다.
그래서 제주에 갈 때마다 설레는가 보다.
그곳에서 만난 나를 다시 만나는 설렘이다.
자신을 만나는 설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호는 제주편으로 엮었다.
필진들도 모두 제주에 대한 기억을 독자들과 나누고 제주에서 활동하는 무용가들의 소식을 함께 실었다. 글을 읽는 모두가 진정으로 자기를 만나 사랑에 빠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