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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얀 Jul 15. 2019

나의 영원한 슈퍼맨

[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69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했고, 아빠는 엄마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엄마처럼 대화를 많이 주고받은 아빠가 아니라 결혼식을 앞두고 아빠에게 받은 손편지는 의외였다. 편지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딸을 시집보내려니 마음이 무겁다는 내용이었다. 무뚝뚝한 줄만 알았던 아빠. 딸의 결혼을 축하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웠던 모양이다.


아기 낳고 걸려온 아빠의 전화에 눈물이 쏟아졌다. “고생했어. 우리 딸. 엄마가 된 걸 축하해 ” 아빠는 출산한 딸이 걱정되어 손주보다 딸을 먼저 보러 왔다. 평소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시는 아빠이지만 가끔 던지는 말이 가슴을 울릴 때가 있다.


“우리 딸 클 때 장난감도 제대로 못 사줬네…”

“간편식 차돌 된장찌개 택배 잘 받았다. 주문한 사이트 알려주면 아빠가 주문할 테니까 돈 쓰지 마라.”

“엄마 먼저 보내고, 딸이 아빠 건강까지 챙기느라 고맙다. 늙은 아빠인 게 한없이 미안하구나.”

“하부지의 소원은 꼬맹이 커가는 모습 보며 사는 거다. 가끔 그렇게 사진과 동영상 올려줘라.”

“꼬맹이가 나에겐 큰 힘이 되는구나. 꼬맹아. 엄마 힘들게 하지 마라.” 


엄마를 먼저 보낸 아빠는 자기까지 아프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으신다. 아빠가 오래도록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라도 아빠에게 전화로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수다쟁이 딸이 되어야지. 손주 크는 모습을 보시며 추억을 쌓으실 수 있도록 자주 찾아뵈야지.


“아빠. 평생 내 힘이 되어주셨던 것처럼 이젠  제가 아빠의 힘이 되어드릴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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