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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얀 Aug 04. 2020

아이에게 존댓말 쓰시나요?

[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89화



제 육아툰을 보시고 엄마가 아이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부분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해주신 분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존댓말 쓰면 안 된다는 오은영 박사님과 하정훈 박사님의 영상을 찾아보라고 알려주셨죠.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두 박사님을 대부분 아실 거예요. 그분들의 육아 설루션을 바탕으로 실전 육아에서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했던 적이 많았는데,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지 말라는 부분에서는 "왜?"라는 물음이 던져지더라고요.


아이에게 존댓말을 사용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양육자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몇 년 전, 아이들이 즐겨보는 EBS 방송에서 어른에게 존댓말을 안 쓰고 반말을 하는 아이가 존댓말을 쓰게 하려면 엄마 아빠부터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동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요. 아이가 존댓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하죠? 그렇담, 아이가 존댓말을 잘 사용하게 되면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사용한 존댓말을 끊어야 하는 걸까요? 


오은영 박사님은 일상생활에서 자녀에게 존댓말을 쓰는 게 아니고 다만 놀이를 할 때는 역할에 따라서 쓸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부모라 하여 위계질서를 강요할 필요는 없지만 부모의 말에 권위가 서도록 여러 방면에서 부모의 말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순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어요. 존댓말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아이를 존중할 수 있고 다정하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요.

"00야. 지금 배 고프구나? 엄마가 밥 줄게."

"00야. 지금 기분이 안 좋아? 왜 그럴까?"


아이에게 맞는 화법, 즉 반말을 써야 하고 친구처럼 서열 없이 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어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저는 아직까지는 아이에게 존댓말을 썼으면 하는 편이에요. 제가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순간적으로 내뱉는 짜증 섞인 말투와 화를 줄이기 위함도 있어요. 화날 때 순간 반말하게 되잖아요. 평소에 존댓말을 사용하면 욱 하다가도 "내가 이 아이를 존중하고 있고 이 아이는 함부로 대할 대상이 아니야." 되새김을 하게 되고 화를 삭이게 돼요. "내뱉는 말에는 지우개가 없다."라고 하죠. 엄청나게 화가 나면 말을 함부로 쏟아내게 되고 후회하죠. 반말을 쓰다가 화가 나면 더 말이 함부로 나갈 것 같아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존댓말 위주로 사용해요. 저희 집은 남편도 제게 존댓말을 씁니다.


아이에게 존댓말로 대해준다고 엄마나 아빠를 밑으로 본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요. 반대로 아이에게 반말을 쓴다고 엄마와 아빠를 위로 본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자라면서,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님에게 존댓말만 사용했어요. 존댓말을 사용하는 환경이 좋아 아이에게도 여태껏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어요.


[아이의 뇌를 깨우는 존댓말의 힘] - 이 책에서는 집에서 나누는 존댓말 대화 습관이 아이의 인성, 사회성과 공부하는 힘을 키운다고 해요. 존댓말을 구사하다보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자라서 전두엽 발달을 촉진시키고 공부를 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죠. 존댓말은 말의 품격을 높여주고 아이의 인성을 곱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는 게 이 책의 내용이에요.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반말을 써야 한다는 생각 해요. 아이가 어느 정도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으면 반말을 사용할 거예요. 어느 순간부터는 육아툰에 반말을 사용하는 엄마가 나오겠죠?  어느 시기에 어느 걸 취하든 그건 엄마 몫이고 지혜로운 엄마의 판단에 힘을 실어드리고 싶네요.


존댓말 하는 엄마가 나오는 게 불편하시다면 제 육아툰을 보지 않으시면 됩니다. 이 세상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양육 방식과 기준이 다양하니 틀리다고 보지 마시고 다르다고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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