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든 영감이 되던 때를 지나
뭐도 영감이 되지 않는 때를 지내고 있으니
그저 모든 게 안타깝고 아깝다.
머리가 백지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이 백지를 뭘로 채워야 하나?
누가 크레파스 좀 들어 줄래요?
선이라도 좀 그어줘요.
그대의 라인은 어떤 색인가요?
2.
요즘 나의 화두는 '기후 위기'와 '우정'인데...
그전에 내 머리에 위기가 왔으니
'기후 위기가 기업과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기후 위기로 인한 재난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같은 건
깊고 길게 생각하기가 어렵고
사랑 못지않게 중요한 '우정'에 관해서도
도통 개운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3.
사람이 가끔씩 뇌를 꺼내어 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쪼글쪼글한 뇌를 길게 꺼내어 실타래를 풀듯 정돈하고
커다란 대야에 엉키지 않게 넣는 거야.
빨래 비누로 꼼꼼하게 문대고 빨래 판에 악착같이 치댄 다음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구는 거지.
헹굴 때마다 묵은 떼와 비누 거품이 씻겨 나가면서
뇌는 다시 청결한 상태가 되는 거야.
포맷한 컴퓨터처럼 무엇을 담아도 잘 들어가게끔.
용량도 넉넉하고.
아. 찬물에 담가서 열도 좀 내리고 말이지.
이 생각을 이십 년 전부터 한 것 같은데
아직 한 번도 뇌를 꺼내지 못했지 뭐야.
가끔 뇌가 진짜 가려울 때가 있는데.
진짜 뚜껑을 가로로 잘 열어서 벅벅 긁고 싶다니까.
4.
아무튼 오늘은 나에게 영감을 내놓으라고
애꿎은 이들을 좀 성가시게 했는데
사실 내가 영감을 가장 활발히 받을 때는
책을 읽거나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할 때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나의 머리에는 위기가 와버려
책은 읽어도 자꾸만 생각이 새어나가 버리고
새로운 사람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책을 들고 낯선 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저기요...
우리 영감 좀 나누실래요?
혹은 저에게 영감 좀 주실래요?
제가 지금 영감을 찾고 있거든요.
하고 말을 붙여보아야 하나?
5.
일단은,
영감 대신 숨은 그림이라도 찾아보자.
뭐, 쉬어가는 코너인거지.
아래 사진에서 숨어있는 생명체를 찾아보자.
생명체의 정체와 그 위치를 맞춰야 한다.
맞추시는 분께는 5400원의 상금 또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저와 영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아! 다소 난이도가 있으니 이 모두를 드리는 쪽으로 하겠습니다.
상품은 반드시! 수령하시는 조건입니다.
응모 기간은 정답자가 나올 때까지! 구요.
많은 응모 부탁드립니다.
하하하하핫! ^_^;
< 숨은 그림 찾기, 생명체를 찾아보자. 아니 이런, 꼭꼭 잘도 숨었네? >
PS. 힌트 >>> 두 글자
< 2023.5.19 추가 >
정답 공개입니다. 정답자 분이 나오셨네요. ^^
사실...
정말 맞추실 줄은 몰랐는데. 하하하하핫! ^^;
아울러 시시한 퀴즈에 응모해주신 여러 독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 (_._)
< 난데없이 양재천에 들토끼? 너는 대체 어디서 온 거니? >
PS.
출근길에 만난 토끼 한 마리.
대체 이 아이, 어디서 온 걸까요?
여긴 산도 아닌데?
에구에구 토끼야.
엄마 찾아가야지?
언니가, 엄마한테 카톡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