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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경력직을 원하는 시대, 40-50대의 기회]

속도와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경력과 노하우의 힘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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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입 경력직’을 선호한다. 말이 모순처럼 들리지만, 이는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경력과 노하우, 그리고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 MZ세대의 자유분방함은 기존 세대에게 예의 없음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일의 기본이 부족하다는 인식은 소통의 단절로 이어졌다.


개성과 다양성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고, 장인정신과 엄격함은 어느새 ‘꼰대’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60대 퇴직자들의 노하우를 모아 사회적 자산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구상한 적도 있었다. 산업 변화의 격동기를 직접 살아낸 베이비붐 세대의 경험을 한데 모아 기록하려 했으나, 무형 자산을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할 방법이 부족해 실현되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은 40대부터 퇴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업무의 숙련도와 통찰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오히려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은, 숙련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되었거나 숙련되기도 전에 속도전에 투입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부 대기업은 오히려 이 시점의 인재를 적극 영입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맡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분야에서 쌓은 깊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른 영역에까지 통찰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 경력직’이다.


문제는 개인의 시각이다. 퇴직을 곧 사회적 소멸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쓸모를 증명할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소속의 의미가 변하고 있는 지금, 개인의 정체성과 브랜딩은 40-50대의 생존을 좌우한다. 경력과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만 나의 가치를 내가 직접 증명할 수 있다.


#경력직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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