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역사로 남는다
역사화는 예전부터 중요한 미술 장르였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나 의미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남기는 방식이었다. 주로 전쟁, 영웅, 국가적 기념일 등을 그렸고, 그것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역사화를 보기 힘들다. 현대미술은 개인의 이야기나 감정, 감각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큰 사건보다는 개인의 일상이나 내면에 더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시대를 상징하는 그림을 그린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어졌고, 역사화라는 장르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기록하는 작업은 여전히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운영체제를 인수했던 날이나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날처럼, 우리 삶을 바꿔놓는 사건들은 분명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 장면들을 작가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시대의 역사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역사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의미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의미를 뒤늦게 깨닫는다고 해서, 지금 지나가고 있는 중요한 순간들을 놓쳐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팬데믹, 전쟁, 기술 발전, 기후 위기 같은 시대적인 사건들을 함께 겪고 있고, 그것들은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다.
예전처럼 집단의 의뢰를 받아 거대한 벽화로 그리지 않더라도, 개인이 느낀 시대의 흐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은 지금도 가능하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역사화일지도 모른다.
지금을 기록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그 어떤 장면도 훗날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역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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