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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예술 교육의 풍경]

플레이어에서 프로듀서로, 사라지는 기본과 존중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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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교육도 변하고 있다. 과거 실용 음악 교육은 각 악기를 배우고, 그 악기를 연주해내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단순한 기계적 숙련이 아니라, 플레이어로서 악기를 표현하고 활용하는 원리를 응용하여 예술로 승화하는 훈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방식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면서 동시에 대중 앞에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함께 훈련받고, 프로젝트 단위로 결과물을 제작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악기를 연주하면서 곧바로 미디midi를 입력하거나, 연주와 동시에 디지털 툴을 다루는 방식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축소시키며, 모든 사람이 곧바로 프로듀서가 될 수 있는 구조로 변모시킨다.


한국적 맥락에서 보면, 이는 교육의 효율과 수익 창출 방식을 함께 가르치는 패키지처럼 작동한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녀가 연주 능력과 동시에 프로듀싱 역량을 배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적 측면에서나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이 방식은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음악적 마인드 교육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룹 사운드의 조율, 합주의 감각,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한 협업의 정신이 실종되는 것이다. 각자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다양한 층위와 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존중되지 않는다. 그 결과 개인주의만 커지고, 오히려 다양성은 억눌리며, 서로에 대한 예의가 무너진 예술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아이가 무대에 서고 싶어 하지만, 정작 관객은 그들의 공연을 듣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는 예술가가 자기 성찰이나 교감을 넘어, 단순히 자위적이고 배설적인 창작으로 전락하는 과정과도 같다. 교육이 변하면서, 예술이 본질적으로 지향해야 할 존중과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예술교육 #창작 #제작 #플레이어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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