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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Feb 25. 2023

경력 100년

완성된 하나가 나오기 위한 시간의 총합

같이 일하는 친구 중에 패션 전공을 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얻고 배울 때가 있다.


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옷이 만들어지는데 100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슨 옷을 만드는데 100년이나 걸리냐고 하겠지만, 옷을 만드는 과정마다 제대로 된 옷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각 과정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경력이 최소 100년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자인 20년, 패턴사 20년, 원단 20년, 마감 20년, 유통 및 제작 20년 이런 식으로 과정마다 경력이 얼마나 된 사람이 있어야 제대로 된 옷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의 접근을 할 때마다 감탄을 하고 바로 또 미술계에 접목해 봤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 그림을 유통하는 갤러리와 옥션, 전시기획, 비평가, 진위감정, 감정평가, 배송, 컨디션 복원 등등 과정도 정말 많기도 하지만 미술이라는 분야에서 건강하려면 새삼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정말 혼자 하는 게 없구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그 경력을 채울 사람이 없고 경력을 채운 사람도 떠나가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분명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변한다. 유연해야 하지만 정말 변하지 않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도 필요하다.


늘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켜야 할 것을 제대로 못 지키고 이상한 고집을 부리는 것 때문에 항상 문제가 생긴다. 경력이 많다고 다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들도 이전세대를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자신들이 존중받고 싶은 만큼의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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