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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Feb 26. 2023

[Graphic Novel] 알라메다의 남쪽

동시대 교육의 의미와 방향성

학생 운동 관련된 책을 봤다. 


칠레 학생 운동 일지 “알라메다의 남쪽”이라는 제목의 이 책이 다루는 사회적 배경은 2006년 칠레 중고등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불평등한 교육법에 반대하여 정부에 항의하는 ‘펭귄혁명’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학생운동은 우리의 민주화 운동과 같은 그런 강하고 격렬한 운동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교육 제도의 반발하여 학교를 점거하고 있는 운동이다. 


이것을 보면서 처음 우리는 과연 지금 운동이라는 것을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라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각자의 개별적인 시간들이 더 중요해졌다. 사회적 이슈에 무관하고 거칠게 말하면 자기밖에 모르는 성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지금 이런 사회 환경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른으로서 제대로 준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주어진 평화, 그리고 어쩌면 주어진 권태 안에서 이 친구들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나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한때 3포 세대라는 말이 있었다. 이제는 3포에서 연애까지 포기하고 있다. 초식남이 단식남이 되고 사회적인 교류나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주저하고 포기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회라는 단어보다 개인이라는 단어가 더 비대해지고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개성이나 다양성의 중요성이 대화로 토론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종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낭만에 빠지자면, 요즘 사회에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낭만이라는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 우리는 하나다라는 주입식의 공동체 의식이 일어났다면 이제는 극도의 개인주의만이 우리 앞을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최근 최소한의 끈은 넷플릭스 한계정의 여러 사람의 사용으로 최후의 유대감이 있었다면 그것마저 사라질 것이다. 원시적으로 모닥불을 피워두고 멍 때리던 시절, 이제는 불멍마저도 혼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도란도란과 삶을 돌아보는 대화 자체가 부재한 시대가 올 것 같아 아쉽다. 


두 번째는 교육에 대한 의미와 방향성이다. 당연히 교육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사회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적인 덕목과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의 전달은 필요하지만, 지금 현재에는 지식의 전달하는 방법과 교육의 형태 자체에 의문을 가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교육은 그 시대에 맞게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들에 치중해 왔고 변화했다. 과연 지금은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일까, 무상과 유상의 교육이라는 부분도 사회의 빈부를 결정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만, 정작 지금 중요한 부분은 기회와 지식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법규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법제가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교육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기존의 교육제도를 돌아보고 현재에 맞춰서 교육하려면 교과서 자체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교육자의 가장 큰 덕목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 시대에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는 것이 최고의 교육자일지도 모른다.

이번 “알라마다의 남쪽”은 책 한 권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픽 노블의 만화적 형식과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을 하이브리드로 결합했으며 마치 목차를 넘어갈 때의 느낌처럼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시각 예술들은 분위기 전환과 몰입에 큰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노블은 활자와 시각예술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각예술을 잘 모른다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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