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스스로 정이 많은 나라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정’이라는 감정에 쉽게 끌리기도 하고, 때로는 그 정에 이끌려가며 따뜻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감 있는 사람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사회를 지탱하는 초석 같은 사람이다.
‘정감’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이는 기분(mood)과 격정(passion)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감정이라 한다. 즉, 정감 있는 사람은 분위기를 살피고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열정을 가지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삭막하게 느껴지는 사회에서, 정감을 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MBTI가 유행하면서, I에게는 조용할 수 있는 권한이, E에게는 더 활동적이어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기보다는, 정감을 가지고 타인을 헤아리고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사람이 더 많이 존중받고 칭찬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관계에는 기본적으로 예의라는 최소한의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정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