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진실된 행동]

by 김도형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생각이나 행동들이 오히려 자신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믿기에, 매사에 행실을 더 의식적으로 관리하려는 습관이 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고, 때때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피곤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나의 본질이자 밑천이라 여겨질 때가 있어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하게 된다.


이 일을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들 중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판단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전시를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나의 나태함을 가늠해보기도 한다.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정원영 교수님의 말을 빌려보자면 미술을 좋아한다고 할 때 그저 겉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어디서 왔을까’, ‘코어는 무엇일까’를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작가마다 꿈꿔온 세계가 있고, 영향을 받은 뿌리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추적해보는 과정이 바로 진짜 좋아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만큼 많이 보고, 스스로 ‘누구보다 많이 본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을 좋아할 때도 마찬가지다. 진심이 있다면 질문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진다. 단순히 표현으로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좋아함은 다르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에 걸맞은 무의식적인 태도나 습관이 내게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보려 한다. 그건 내가 이 일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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