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하던 일상이 손에 쥐어졌는데
화창한 하늘에 너무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여름 날씨, 여름 내내 딱 지금만 같으면 난 여름을 사랑하게 되고 말 것이다. (더위를 너무 타기 때문에 나는 여름을 싫어한다.) 곧 다가올 무더운 한 여름이 난 너무도 무서워.
수술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한 갱년기 증상이 바로 생겼다. 5~60대에나 온다는 그 갱년기가 지금 이 시점에 나에게 왔다는 현실. 갑자기 확 오르는 열 때문에 별로 덥지도 않은 지금의 여름도 나에게는 이미 충분히 덥단 말이지. ㅠㅠ
퇴사 후의 일상에 나는 아직 완전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갑자기 주어진 휴식의 시간을 온전하게 누리는 일이 15년 직장생활을 했던 전 회사원에게는 어색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자 어떻게든 경제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직장생활을 할 때 보다 더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수술과 치료가 끝난 암 환자는 최소 1년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권고 받았는데도 말이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내 일에는 사실 한 가지 뻘 짓(?)도 포함되어 있다. 이름하여 바로 주식투자.. 돈을 잃기만 하는 투자도 과연 투자라고 부를 수 있는지? 요즘 같은 주식 호황기에 나는 보기 좋게 돈을 잃어가는 중이다. 어느 주식 고수의 인터넷 영상을 열심히 보고 그의 단타 기법을 어설프게 흉내 냈다가 큰 돈은 아니지만 수 백만원을 날렸다. (그 동안 암까지 걸려가며 벌었던 피 같은 돈인데 말이다!) 아, 그러나 주식은 마약 같아서 수익을 올렸던 몇 번 안 되는 황홀했던(?) 기억 때문에 쉽게 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이 마약 같은 주식 창 앞에 앉아 반나절을 훌쩍 넘기고 어느덧 폐인이 되어 있는 자신을 보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가 되기 십상이다. 단타를 치면서 매일 수익을 내는 주식 고수들을 나는 진심 존경하지만 이건 정말 인간적으로 할 짓이 못 된다. 이 사실을 깨닫고는 주식을 끊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단타에서 스윙 (중 장기 투자) 으로 방법을 바꿨을 뿐. ㅋ ‘아, 월급쟁이가 가장 돈 벌기 쉬운 거구나.’ 하며 현타가 오기도 했었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는다면, 단호하게 싫다. 진심 싫다. 차라리 불안한 마음을 부여잡은 채로 놀겠다.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은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하며 괜히 코로나에 화풀이도 해 본다. 주식 했던 시간에 차라리 글을 꾸준히 썼다면 난 벌써 등단 했을 것이고 영어 회화 트레이닝을 했다면 원어민 레벨로 올라갔을 터이다. ㅋ ㅋ
1년동안 안정을 취하라고 했으니 심신을 혹사하지 않고 즐겁게 경제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유투브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것도 과연 즐겁기만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누구의 지시나 간섭 따위는 없이, 또는 사회생활 속 얕고 교활한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상처 따위는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시작했다. 요즘 유투버들은 수준이 높아서 양질의 콘텐츠, 철저한 기획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다. 하고 싶은 콘텐츠는 많다. 또 기획력도 나름 꾸리는 중(?). 그래픽 툴 만지는 건 좋아했기 때문에 영상 툴도 비교적 쉽게 독학해서 배웠다. 이거야 말로 놀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플랜 A, 플랜 B, C 하나씩 해 보기.
10년동안 같이 살아 준 우리 집 막내 (반려강아지 ㅋㅋ)의 채널.
여기에도 살짝 채널을 홍보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링크를 걸고 도망 가야겠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ut9LRTq8XfpaHwk-KCDbWA?view_as=subscriber
일하느라 지치신 분들, 웃음이 필요하신 분들, 아무 생각 없이 힐링 하러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