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고양이에게 가한 한 남성의 묻지마 잔혹 살해
1월 26일, 창원 대방동의 한 작은 식당 앞의 어린 고양이 두부. 주인부부와 오가는 손님, 아이들에게 듬뿍 사랑을 받아왔던 두부는 이 날 자신에게 닥칠 끔찍한 운명을 알지 못했다. 시멘트 바닥에 스무 번 이상이나 머리가 내쳐져 뇌가 부서지는 고통이 오리라는 그 불길한 기운을 한 살도 되지 않은 어린 고양이가 감지라도 할 수 있었을까.
취준생이었던 한 20대 남자는 지나가는 길에 죄 없는 고양이를 타겟으로 삼았고 꼬리를 잡은 채로 시멘트 바닥에 어린 고양이의 머리를 있는 힘을 다해 내리쳤다. 그것도 스무 번을 넘게. 아래 사진은 두부가 살해당할 당시 사방으로 피가 튄 현장이다.
살해 이유와 동기에 대해서 털끝만큼도 나는 궁금하지 않다. 빌어먹을 취업스트레스 때문인지 누구와 싸운 이후, 혹은 부모에게 혼이 난 이후 화풀이 대상을 찾고 있던 터였는지, 아니면 그냥 타고날 때부터 미쳐있는 개 사이코 패스여서 그런 건지 정말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나는 신의 존재가 의심스러워진다. 카톨릭 세례명은 갖고 있어도 성당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 된 이유 중에는 분명 이런 사건들이 존재한다. 저 고양이가 무슨 죄가 있어서 저렇게 죽어야 하나? 머리가 터져서 함몰될 지경에 이르기까지 바닥에 내쳐져 죽어야 할 티끌만큼의 당위성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끔찍한 일이 현실에서는 그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너무나 태연하게. 신은 이런 죽음을 방관만 하고 싶을까. 이런 생각들.
가끔은, 아니 너무도 자주, 약자일수록, 또 죄 없는 이들일수록 더 잔인하게 내몰리고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동물은 사람보다 더 약한 존재이기에 동물 학대에 관한 뉴스를 접할 때면 더 분노가 치민다. 더더군다나 그에 대한 처벌이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한국에서만큼은 유독 경미한 수준에 그칠 때 더욱 그렇다. 그런 국가에 살고 있는 사실을 절감할수록 더더욱 그렇다.
사이코패스형의 범죄에 그 대상이 동물이라고 하여 처벌의 수위가 지나가는 개미도 웃을 정도라는 점은 절망스럽다. 지금껏 한국에서 동물학대와 살해 건으로 가장 세게 내렸던 처벌은 비슷하게 살해당했던 서울 마포구에서 일어났던 고양이 자두의 살해 사건에 대한 징역 6개월이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은 비슷한 사건에 대해서 최소 징역 20년 이상을 준다.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하다. 그들의 발 뒤꿈치라도 따라간다면, 그럴 흉내라도 낸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자두사건은 많은 국민적 공분을 샀던 사건이라 그나마 실형이 선고되었지만 이번 두부 사건은 코로나 시국과 대선, 동계올림픽과 해외 전쟁임박 이슈 등의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 그다지 부각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고양이 주인부부와 동물연대만이 탄원서와 국민청원 운동으로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위해 뛰고 있다. 절망과 분노의 마음을 안고 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글을 올린다.
P.S
탄원서와 국민 청원에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동물 학대범은 잠재적인 살인범도 됩니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아무 죄책감 없이 죽이는 생명경시 풍조가 몸에 밴 사람은 장래에 결혼할 배우자, 그 사이에서 태어날 자식에게도 얼마든지 저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설령 대상이 동물이라고 하여 경미한 수준의 처벌을 주는 건 말도 안 됩니다. 어렵지 않은 탄원서와 국민청원에 꼭 동참해 주십시오.
탄원서 동참 > https://forms.gle/49vMQVsoSsVpp9VP8
국민 청원서 동참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4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