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다섯

by 사포갤러리






글을 읽고 싶으나 눈이 아파 죽겠고

작업하자니 오직 36.5도로 작업실이 추워 죽겠고

카페로 피신하니 볼빨간 갱년기로 얼굴이

확확 달아올라 터질까 겁나 죽겠고.

집에 누워 있자니 시간 아까워 죽겠고...


귀를 감싸고 장갑 안에 핫팩 하나씩 끼우고

히히거리는 라디오앱을 틀어 휴대폰을

가슴팍 주머니에 넣고 3시간을 걸어 다녔다.

우린

걷는 것만 해도

얼마나 행운인가?

걸을 수 없어 업고 다니거나 타고만 다녀야

한다면?

@&₩$¥€£~~

사실 엉덩이가 주저 앉으려해서 그만두었지만

나는 걸을 때마다

기어 다니다가 걷고 다시 기어다녀야 끝날

인생노정을 생각하면서

지금 목, 팔. 다리가 다 붙어서 걷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이제 좀 철이 들은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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