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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Feb 16. 2022


Story/Mixed media





어제 일이 아직도 내게 충격적이다.

2층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베란다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워 죽어있는 한 비둘기를 다른 비둘기가 슬퍼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격렬한 비둘기의 움직임과 털이 사방으로 날아다녀 창문 가까이 가 보니 무시무시한 싸움 같았다.

문을 열고 나가서 바로 위 전깃줄에 앉아 내 행동을

보고 있는 비둘기가 저지른 일을 보았다.

머리털이 다 뜯기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이미 죽어 있는 비둘기를 보고 난 뒤

전깃줄 위의 비둘기를 다시 쳐다보았다.

나를 빤히 보고있는 그 비둘기가 무섭다가 못해

두렵기까지 했다.

일명 사람들이 말하는 새대가리에서 어떻게 저런

증오까지 품을 수 있었을까?

하물며 새대가리보다 훨씬 큰 사람 대가리는

증오의 양도 엄청나지 않겠는가?


나는 오늘 이불을 개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그 사람들에게 '그래. 미안하다. 나라서 미안하다.'

무조건 사과했다.

비아냥이 아니라

포기보다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람 대가리가 큰 이유는 돌고 돌아 생각의 사유가

커지는데 있으라고 하느님이 무겁게 붙여 둔 것이겠지.

미안했다...

미워하지 말고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잘들 살아.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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