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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Jul 25. 2022

서른 일곱


Story/Mixed media


'뭐하냐?'

시내 사는 친구가 헉헉거리며 전화가 왔다.

'그림 그리지..'

'뭐? 이 더위에 들어앉아 그림을?

 미친 거지. 너 사람이가?

나와! 시원한 데 가서 한잔 하자.'


내가 나는 촌동네는

9,10, 11, 12, 1, 2, 3, 4월 겨울.

6,7,8  여름.

추우면 추워서 못그리고

더우면 덥다고 못그리면

존재가 어려운데...

자고로 지난 추위의 공포와 트라우마로

이 더위가 실재인지 의심하며 지난 달까지

선풍기도 없이 지냈다.

이 달에 들어서야 정신이 들며

'정말 더위가 온 것 맞나 봐.'하며 선풍기를 꺼내

먼지를 닦아냈다.

추우면 자려고 옷 벗는데 10분 정도 걸리도록

껴입고,  더우면 추워서 눈물이야 콧물이야

쩔쩔매던 추위를 생각하며 옷 조금 가볍게

입으면 된다.


나도 가끔 책상을 두 주먹으로 치며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벌떡 일어서지만

나가기 위해 찬물을 들이키면

숨어있던 새로운 발상이

'쨘!'머리털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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