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여덟

by 사포갤러리









수백번.

아니 수천번 백지를 탈출했건만

아직도 내게 백지는 암담한 상대로

낯설지 않다.

어떻게 하면

다른 이에게, 또한 내게도

다시 뒤돌아보는 그림이 될 수 있을까?

요즘 먹방계의 두 top을 보자면

많아도 많다 잔소리하지 않고

자신감을 먼저 어필하는 쪽이 믿음을 주고

보기에도 힘들지 않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타고난 패기나 높은 자존감으로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다.

가끔 슬프게 보이는 재능이나 노력을 끼고

허둥거린다고 느낄 때.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

.

생각해본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창문을 열지도 않았건만

새벽바람은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어제 걷던 거리에서

희한한 그림자를 그리며

새처럼 날고있는 마른 잎들만

생각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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