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포갤러리 Jun 08. 2024

여든다섯






Story/Mixed media


외롭다니

외로움을 믿어 주자.

영혼없는 감사함이지만

그 감사함도 받아 주자.

뜬금없는 청첩장에 '누구?'

배달착오를 의심하다 이미 십여년전의,

유통기한이 지난 지인의 아들 결혼식에

축하도 아닌, 빚 갚는 축의금도 보내 주자.


별의 별 것이 다 있지만

별 것 아닌 세상.

바로 신어도

뒤집어 신어도

양말은 신발에 숨어 발 지키기를 쉬지 않는다.

빈 집에도

항상 적막의 소리는 멈추지 않고

할 일이 없어도 밥은 배에 넣어줘야 한다.

옳은 것도

옳지 않은 것도

서로서로 존재를 겨루곤 하지만.

모든 것은 나의 존재함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다.

.

.







매거진의 이전글 여든넷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