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물넷

by 사포갤러리


Story/Mixed Media



지난한 한겨울인데 추위 덜 타길 바라는 것은

미련한 짓이고

슬픔의 파도를 타고 또 타고

세상풍파 참아참아 겪어 왔는데

덜 허무하길 바라는 마음 또한 욕심이다.


추우면 '풍풍풍' 난로를 지피고

허무하여 황당하면

먹거나 마시거나 햇빛을 쪼이며

둥지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겨울새들을 바라보자.


그러면 곧 겨울은 지나가고

나는 또 이러니저러니 봄의 언어를 사냥할 것이다.

사실 삶은

'짧다는 것'외의 의미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래서 좋았다.

힘들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요약.

냉정했지만

돌아보면

따뜻하려고 힘썼던 요약.


너무 뭔가 해내려고 애쓰지 말자.

가면 가고

오면 오는 것.

그렇게

바라보고 말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