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둘

by 사포갤러리




SDC11811.JPG










방안에 늘어져 꼼짝도 하기 싫은 아들이 거실의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물 좀 갖다 주세요."

"냉장고에 있으니 네가 갖다 먹으렴."

5분 후...

"아빠 물 좀 갖다 주세요."

"네가 갖다 먹으라니까."

다시 5분 후...

"아빠 물 좀 갖다 주세요."

"갖다 먹으라니까."

다시 5분 후...

"아빠 물 좀 갖다 주세요."

"갖다 먹어. 한 번만 더 부르면 가서 죽여 버린다."

5분 후...

"아빠, 저 죽이러 오실 때 물 좀 갖다 주세요."




이 정도는 되어야 상처 안 받고 산다.

"갖다 주세요."소리도 평생 안 해 본 어떤 인간은

용기 내어 "갖다 주세요."소리를 시작하자마자

콩알만 한 간이 떨어졌다고...

구제불능 선천성을 띤 후천적 시행착오를 범하는 간 허약증이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시 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