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따라죽고 싶어
몸부림치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따라죽고 싶은
비통과 절망의 극치가 순간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릴 것을 생각하면
인생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배반감을 느낀다.
어찌 고통뿐이랴.
내 마음 속에 영원처럼 각인된 사랑의 순간,
그것때문에 태어난 양 믿어 의심치 않던
삶의 비의도 결국은 소멸하는 것과 운명을
같이 하게 될 것을 어떻게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나는 옛날 채송화를 만난 걸 좋아라, 씨를 받으며
스스로를 나보다도 훨씬 나이 많은 남 바라보듯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박완서 산문집 <두부>중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인생인 척 살다가 대부분
인생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한 장의 표를 받아 두 장처럼 쓰다가
두 장의 기억만 가지고
한 장조차 잃어버리는 우리들은
결코 발랑 까질 수 없는 호두까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