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셋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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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만 살 길이 있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했고

편견없이 키우려고 나답지않게 강한 엄마가 되려 했고

죄가 아닌 가난의부모를 위해 천성적이지 못한

효심으로 죽을 힘을 다했고

그에게는

물려받은, 기본실력도 없는 사랑이라도 주려고 애썼고

내게는 적어도 살아있는 이유인 그림에서는

사력을 다해 그려댔고

인연이라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면

조금이라도 그림의 틈에 세워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오지의 착각일까.

덤덤해서 더 슬프다.


어제 드립커피 수업을 가서 뽀족한 주전자를 들고

그 한 잔을 내리기 위해 뜸들이며 기다리다가

휘영청 굽은 나의 가운데 손가락을 반대 손으로 싸매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마시는 사람은

'음...'이거나

'맛있다.' 한 마디의 응수처럼 모든 것은

검은 물에 고이는 좁은 물결처럼의 휑함.

'That's all.'

'Nothing.'

And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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