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사포갤러리
마흔하나
by
사포갤러리
Apr 26. 2021
아래로
Life/Watercolor on paper
어릴 때
내 이름이 내게는 존재 가치가 없어 보였는지 엄마한테 내 이름을 고쳐 달라고 졸랐다.
귀찮아진 어머니는
'그래, 뭐라고 고쳐 줄까?'하시니
난 '미나리!'하고 외쳤다.
난 그게 나물 이름인지도 몰랐고
교회 주일학교에서 내 이름을 부를 때
가장 초라해 보여서 몇일을 고심한 결과였다.
어머니는
'그래. 미나리해라. 넌 김 미나리다.'
하고 밖으로 휙 나가셨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이름을 고쳤다고 사방에 외쳐도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단지 썸을 타던 옆집 재성이만 몇번
불러 주었을 뿐...
어색한 그 표정이라니.
그런데 오늘 '미나리' 영화가 온통 시끄러운 것을 보고 참으로 겸연쩍고 쑥스러워졌다.
어린 날의 나는
과연 어떤 희망이나 슬픔을 겪고 있었던 걸까?
아직도 기다림을 제일 싫어하면서도
약속시간에 안갔으면 안갔지 늦은 적이 없었던, 평범한 것을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겼던,
상처를 존재보다 두려워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keyword
미나리
영화
1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사포갤러리
소속
전업작가
직업
예술가
'Sappho-Gallery since 2013 Sappho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초의 여류 서정 시인. 사포갤러리에서 글과 그림에 몰두하는 무명화가. 개인전시 30회.
팔로워
193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마흔
마흔둘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