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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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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atercolor on paper
잠시 숨을 멈칫하게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독히 가난한 여인이 꿀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꿀을 팔러 가고 있었다.
그 여인은 꿀을 팔아 계란을 한 줄 사고 그 계란을
부화해서 병아리를 낳고 그 병아리를 키운 닭을
팔아 오리를 사고 그 오리를 팔아 소를 사고..
계속해서 늘려나가 부자가 될 꿈에 부풀었다.
이어서 아들과 딸을 결혼시켜 모여 살면
이 거리를 어떻게 뻐기며 다니고 사람들은 가난했던 내가 이렇게 부자가 되었으니
그 행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그런 생각까지 하다가 앞날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이마를 치며 큰 소리로 웃다가
항아리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나버렸다.
희망은 모험이기도 하거니와
타당하지 않는 희망은 없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살아야 한다.
내가 늘 그림에 바라고 있는 바늘구멍만한 희망도
휙!하고 쓸려 갈 모험의 희망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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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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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ho-Gallery since 2013 Sappho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초의 여류 서정 시인. 사포갤러리에서 글과 그림에 몰두하는 무명화가. 개인전시 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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