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셋

by 사포갤러리





20210609_114407.jpg Life/Watercolor on paper






잠시 숨을 멈칫하게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독히 가난한 여인이 꿀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꿀을 팔러 가고 있었다.

그 여인은 꿀을 팔아 계란을 한 줄 사고 그 계란을

부화해서 병아리를 낳고 그 병아리를 키운 닭을

팔아 오리를 사고 그 오리를 팔아 소를 사고..

계속해서 늘려나가 부자가 될 꿈에 부풀었다.

이어서 아들과 딸을 결혼시켜 모여 살면

이 거리를 어떻게 뻐기며 다니고 사람들은 가난했던 내가 이렇게 부자가 되었으니

그 행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그런 생각까지 하다가 앞날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이마를 치며 큰 소리로 웃다가

항아리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나버렸다.



희망은 모험이기도 하거니와

타당하지 않는 희망은 없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살아야 한다.

내가 늘 그림에 바라고 있는 바늘구멍만한 희망도

휙!하고 쓸려 갈 모험의 희망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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