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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아홉

by 사포갤러리






Life/Watercolor on paper






가곡 '별'을 들으면 조용히 눈물이 난다.

늙은 것이라고 일축해버린다.

산책길에 마주치는 어느 집 강아지는

안짱다리에다 눈 한쪽에 커다란 점을 가지고 있어

아무리 애써도 사나운 표정이 나올 것 같지 않다.

나는 마주치는 먼 곳에서부터 손을 흔든다.

이것 역시 늙은 것이다.

이제 반년 자란 손녀 콩알들은 하루종일 눈을 바라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역시 늙은 것이다.


가끔 마지막 순간이 몹시 궁금해질 때

아무리 물어봐도 모른 척 하시는 하느님께

삐질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늙어지다 보면

소실점은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아프지 않은 상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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