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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셋

by 사포갤러리



Story/Mixed media


배가 아프니

배만 안아프면 살겠다 싶고

편두통이 심해 걸음을 못걸으니

세상에 이런 병이 있나 싶고

손가락이 꼬부라지니

손가락만 펴지면 믓할 일이 없겠다 싶다.

하지만 아무리

사지가 아파도

인간이 패대기 친 믿음의 아픔만 할까?

인간이 인간을 믿는 것은

인간이 신을 믿는 것만큼

덧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덧없는 일이 없었다면

이 헛된 세상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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