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1일 / 수요일 / 날씨: 맑음과 흐림 사이 어딘가
뭔가 해냈다! 는
보람찬 감정을 느끼는
일이 갈수록 점점 줄어든다.
이런 건 매일 하는 거지,
당연히 해야 하는 거잖아,
라며 무심하고 심드렁해진다.
그렇게 무뎌진 마음은
나에게도, 남에게도
칭찬을 아낀다.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뭔가 이룬 것 같지 않다.
스스로 인정하기엔
뭔가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게 메마른 마음은
자존감이든, 자신감이든
그 무엇도 자라지 못하게 만든다.
비대해질 자아를 걱정하기엔
쪼그라든 자아가 너무 초라하다.
열매가 너무 커지는 걸 걱정하기 전에
바싹 말라비틀어진 흙에 물부터 주자.
오늘 아침
샤프심을 새로 갈아 끼우다가
무척이나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샤프심 하나를 다 쓸 만큼
뭔가를 열심히 썼구나-
하고 뭉클해졌다.
작은 뿌듯함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마구마구 칭찬해 주기로 했다.
알람 2번 만에 일어난 것도,
아침을 챙겨 먹은 것도,
짧은 근력운동을 한 것도,
글을 쓴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