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고 싶어!

2026년 3월 22일 / 일요일 / 날씨: 16도에서 도약

by 아트필러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어느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기분으로

일요일은 대체로 그렇게 보낸다


운동도 하고 싶고

산책도 하고 싶고

요리도 하고 싶고

독서도 하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낮잠도 자고 싶고

외식도 하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고

소설도 쓰고 싶고

계획도 짜고 싶고


조급한 마음에

아득해지다가도

일단 하나를 시작하면

역시 하길 잘했다는 만족감이 든다

살아있어서 다행이구나 싶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일요일이라도 서글퍼지지 않는다.


하고 싶지만 못한 것들이

아쉬움이 아닌 기대로 남는다.


즐거움으로 부푼 마음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일요일의 초조함을

기쁘게 맞이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감각하고 무기력한

회색빛 시간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잘 알기에


인생이라는 종이 위에

색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들을

귀하게 여기게 된다.


그렇게 멋대로

여기저기 덧칠하다가는

망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붓을 멈추지 못하고 저질러 버린다.


그렇게 보낸 하루가 엉망진창이면

(거의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이런 욕심부리다 망해버렸잖아~

라고 말하고 웃어버린다.


망해봤자 일요일이니까,

손해 볼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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