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8일 / 화요일 / 날씨: 붕어빵이 제일 맛있는 온도
종종 전쟁을 겪는 꿈을 꾼다.
두렵고 막막하고 무섭고 허무하다.
가까이 낮게 나는 비행기를 보거나
동시에 울리는 재난 문자 알람을 들으면
순간 온몸이 긴장한다.
전쟁을 겪었던, 겪을 수도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면
그 불안을 감지하는 유전자가 남아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전쟁이 나도 다른 사람들의 일상은 그대로 흘러갈 것이다.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뉴스로만 흘려듣고 있듯이.
그래서 내가 전쟁을 겪게 된다는 게 억울하거나 화가 나진 않는다.
단지,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들이 한심스럽다.
그들은 전쟁을 쉽게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쉽게 생각한다.
전쟁을 통해 대체 얻는 게 무엇인가?
돈? 권력? 영토?
그 무엇도
한 사람의 생명과 바꿀 수 없다.
영원히 소유할 수도 없다.
그런 업보는 언젠가 어떻게든 돌려받게 되어있다.
하지만 전쟁으로 잃어버린 것은 되찾을 수 없다.
전범자의 처벌, 국가의 예우, 훈장, 금전적 보상
그 무엇으로도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전쟁은 잔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