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연애방정식-3

제3화. 타오르는 질투, 매운맛 사무실

by 지그프리드

○ 시놉시스: "칼 대신 서류를 든 셰프"

동생 연호가 입사 직전 거액의 사기를 당해 잠적하자, 연우는 동생의 빚을 갚고 그가 돌아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호텔 셰프 자리를 포기합니다.

남장을 하고 성운그룹 전략기획팀에 입사한 그녀.

하지만 하필 그녀의 상사인 태준은 매일 점심 메뉴의 염도까지 체크하는 까다로운 미식가입니다.

사고 친동생을 대신하기 위한 여주인공의 고군분투기입니다.


○ 등장인물

- 한연우(26세) : 촉망받던 천재 수 셰프(Sous Chef). 5성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기 직전이었으나, 사라진 남동생 연호의 사고를 수습하고 그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사직서를 던집니다. 칼을 잡던 손으로 이제는 볼펜을 잡고 성운그룹 신입사원으로 잠입합니다.

- 강태준(32세) : 성운그룹 본부장이자, 미식가들 사이에서 '악마의 혀'라 불리는 완벽주의자. 정체를 숨긴 재벌 3세로, 스트레스를 요리로 푸는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습니다.

- 한연호(26세) : 한연우의 쌍둥이 남동생, 어릴 때부터 사고를 치고 다닌 사고뭉치입니다.



제3화. 타오르는 질투, 매운맛 사무실


정수기 물을 받는 척하더니, 연우가 태준을 위해 준비해 둔 특제 '히말라야 핑크 솔트' 통을 가리켰다.


"이게 그 마법의 가루냐? 아주 본부장님을 홀렸어, 아주."

"대리님, 만지지 마세요!"


연우가 말릴 틈도 없이 박 대리는 비웃으며 소금통을 열어 연우의 커피 잔에 들이부었다.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자, 본부장님이 짠 거 좋아하신다며? 이것도 가져다 드려보지 그래?"


연우의 눈앞이 아찔해졌다. 다시 타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때, 탕비실 문이 열리며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다들 뭐 하는 거지?"


태준이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연우를 찾으러 직접 탕비실까지 온 것이다.

박 대리는 당황해 소금통을 뒤로 감추며 허리를 굽혔다.


"아, 본부장님! 그게 아니라... 한연호 씨가 커피 타는 걸 좀 도와주려고..."


태준은 박 대리를 지나쳐 연우 앞에 놓인 소금 범벅이 된 커피 잔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는 차가운 시선으로 박 대리를 응시했다.


"박 대리, 자네는 전략기획팀 소속인가, 아니면 조리팀 소속인가?"

"네? 그게 무슨..."

"업무 시간에 탕비실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이런 식으로 하는 모양이지. 자네가 넣은 게 소금인지, 아니면 자네의 비좁은 속마음인지 모르겠군."


태준은 연우의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 연우의 맥박이 태준의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태준은 연우를 자신의 뒤로 숨기듯 세우며 박 대리에게 나직하게 덧붙였다.


"한연호는 내 전담이다. 내 입맛을 맞추는 것도, 이 친구를 교육하는 것도 내가 해. 자네는 가서 아까 던져준 서류나 직접 번역해. 퇴근 전까지 내 책상에 올려두도록."


박 대리가 혼비백산하며 나가고, 탕비실에는 태준과 연우 단둘만 남았다.

태준은 잡고 있던 연우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아래로 내려 연우의 손바닥을 살폈다.


"데인 데는 없나?"

"네... 괜찮습니다. 본부장님, 커피 다시 타오겠습니다."


연우가 서둘러 움직이다 실수로 싱크대에 있던 물이 담긴 컵을 건드렸다.

'촤악!' 소리와 함께 물이 연우의 하얀 와이셔츠 위로 쏟아졌다.


"아...!"


얇은 와이셔츠가 물에 젖어 연우의 몸에 착 달라붙었다.

압박붕대로 단단히 감은 가슴 실루엣이 드러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연우는 본능적으로 양팔로 가슴을 가리며 주저앉았다.

태준은 당황한 연우를 돕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한연호, 괜찮아? 옷이 다 젖었군. 벗어봐, 일단 닦아야..."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연우의 목소리가 떨렸다. 태준은 뒷걸음질 치는 연우의 반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가슴을 가리는 동작지 고는 너무나 방어적이고 절박했기 때문이다.

태준의 눈빛이 의구심으로 깊어졌다.


"한연호... 너 왜 그렇게 당황하는 거지? 그냥 셔츠일 뿐인데."


태준이 한 걸음 다가왔다. 연우는 벽에 몰린 채, 젖은 셔츠 사이로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와 태준의 뜨거운 시선 사이에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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