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일단 해볼게요

by 아인장

나는 12월을 몹시 기다리고 있다. 시작보다 끝을 좋아해서 연초보다 연말을 기다리지만, 올해는 좀 다른 이유로 한 해의 끝이 어서 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선택한 길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하계역을 빨리 떠나고 싶기에 스토어 계약이 끝나는 12월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홀로 많은 일을 하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관찰하다가 문득 조급함을 느꼈다. 곧 앞자리가 3으로 바뀌고, 멀게만 느껴졌던 서른이라는 수가 찾아올 텐데 이렇게 살다가 서른 살이 되기에는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에 상상하던 미래와 다른 현실에 이제는 진짜로 용기를 내야 할 때이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위기감도 들었다. 남 눈치 보지 말고 진짜로 인생 경험치를 올리기 위한 많은 도전을 해보자 마음먹었다.


우리가 죽기 전에 경기가 좋은 때가 있을까 싶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사회 상황도 불경기였는데, 지금도 그렇다. 학생일 때는 체감이 덜했던 먹고살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게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뼈저리게 알겠다. 생필품 말고는 열리지 않는 지갑과 둔화한 소비 심리. 이해한다. 나조차 무언가를 잘 사지 않기에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행위는 참 어렵구나 배운다. 물론 먹거리는 예외다. 품목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오프라인 마켓 참여 경험과 거리의 상점, 대형 쇼핑몰 내부 상황 관찰 경험으로 볼 때 먹는 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물건보단 낫다. 아무튼 이러한 현실 근거를 바탕으로 아티클로젯을 어떻게 다듬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요즘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 하나둘씩 가슴에 새기고 있다. 그중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준 말이 있다.


'지금 당신의 모습은 지금껏 당신이 한 선택의 총합이다.'


지금의 나는 나의 선택이다. 오로지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지금의 나다. 맞는 말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무서웠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다 내가 저지른(?) 게 지금의 인생이라니···. 정곡을 탁 찔렸다. 원래 맞는 말은 더 날카롭다. 피하고 싶으면 피하면 되었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었을 테다. 했다면 정말 하고 싶어서였을 테고, 세계 으뜸은 아니어도 여기까지 만들어온 것도 지난 나의 노력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도 마찬가지일 터. 내가 주무르는 대로 다 되진 않더라도 아무것도 안 하면 변하는 건 전혀 없을 것이다. 이 결론에 도달하자 전보다 더 무서워졌다.


여태까지 만들어온 내 인생, 내 삶의 장면들을 그만두거나 포기하진 않을 건데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 새로움을 위한 도전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일단 올해는 올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그리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 치열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못하니까 일단 다 해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