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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면 별 게 아닌데 자기 사건이면 너무 힘들죠

저도 예외 없이 그렇습니다.

by 이이진


부친의 서울대 병원 신장 내과 진료가 지난 3월 21일 오전 10시 40분에 있었는데, 혈액 검사를 진료 2시간 전에 받아야 해서 부친은 오전 8시 30분에 미리 가서 검사를 받고 제가 진료 시간에 맞춰 가볼까 했더니, 9시 조금 넘어서 진료가 이미 끝났다고 연락이 와서, 서울대 병원에 가볼 필요가 없게 됐었습니다.


부친의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는 다리 부종 때문에 온갖 병원을 거쳐 결국 서울대 병원 신장 내과를 방문한 것인데 다리 부종이 빠지지 않아서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을 했더랬는데, 지난 진료에서는 한 달 안에 빠질 거라 한 달 뒤에 다시 오라고 했다니, 그때 또 가게 되면 신장 내과 근처의 청소도구함 외 여러 사실을 다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약은 먹지 말고 서울대 신장 내과 약만 먹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부친이 그대로 할지, 여하튼, 그렇고요.


이후, 저는 따로 부친에게 필요한 식료품 등 동료랑 같이 장 봐서 부친에게 가져다줬고 또 부친 집에 오래된 제 소송 자료가 있어서 가지고도 왔고, 이런저런 신청도 했고, 그렇게 나름 바쁘게 보냈네요. 부친이 단백질 수치가 낮은 편이라, 관련한 음식 좀 장 봐서 가져다 드렸습니다.


모친 사망 후 저는 부친이 식단 관리도 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건강 관리도 할 수 있는, 지금처럼 이유 모를 부종이 생기거나 느닷없이 응급실에 가야 된다면서 전화를 하거나 (두어 달 동안 4차례 가까이) 구토를 한다는 등 매일 같이 병치레를 하는 일이 없도록, 시설 등 입소를 권했으나, 남동생은 본인이 책임진다는 말 아래 부친 일상생활을 책임 지고, 저는 병원 및 여러 신청 문제, 복지 등은 제가 담당하기로 했으나, 남동생이 이사 등 일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럼에도 이렇게 제가 역할을 점점 더 부담하게 되는 건 부당한 것도 같아, 일단 지켜보면서 다시 논의할 예정입니다.


저와 달리 남동생은 부친과 경제적인 거래도 상당히 있고 모친과도 그러했으며, 부모님 병원은 모친 살아생전 한 번도 같이 간 적이 없어, 큰 수술은 아니라고 하나 심지어 부친 백내장 수술 날 전후로 남동생 내외는 전화 안부조차 없는 등, 모친 사망 후 남동생은 이를 반성한다는(?) 취지로 부친의 일상을 책임진다고 했으나, 사람 일이라는 게 항상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닌 터라 제가 이해한다고는 했지만, 저는 부친과 자주 만나면 갈등이 심해지고 압박도 심해져 건강이 악화되므로 이 부분을 다시 논의할 예정인 겁니다.


저는 부친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참을 수 없이 아프고,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심하게 다치며,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악에 바칠 정도로 불안해지지만, 부친은 본인 아픈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안 한다고 저는 보입니다. 부친은 반대로 제가 화가 나면 말을 심하게 한다고 하는데, 서로 이렇게 안 맞는데도 부친은 매일같이 전화를 하니, 저로서는 이해가 안 갈 뿐입니다.


다행히 제가 여러 기관에 부친 관련 도움을 요청한 일이 있어, 이후 조금 줄긴 했습니다만, 서너 달 동안 150 통 넘는 전화를 했다면 제 입장에서 정상은 아닌 거 같고 그 내용은 온통 부친이 아파서 곧 죽겠다는 내용뿐이며, 병원을 가면 <문제가 있어도 고령에서 발생할 수준이고 생활 습관만 바꾸면 된다>고 나오니, 저로서도 낭패죠.


저는 오는 3월 24일에 서울대 병원 류머티즘 내과에서 강직성 척추염 진료가 있어서 4시 30분에 방문할 예정이고, 계속 올린 것처럼 등과 허리 통증이 있어 일단 진통제와 근육 이완제를 기존에 먹던 조피린 장용정과 함께 먹고 있는데, 외부에서 활동하느라 진통제를 안 먹으면 아직은 허리와 등이 아픈 거 같아서, 오는 3월 24일에 담당 의사에게 물어볼 겁니다.


모친 사망 후 사건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저도 너무 무리를 했고, 가족과 묻어 둔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으며, 부친은 계속 온몸이 아프다고 매일같이 전화를 하나 중소 병원에서는 서울대병원으로 보내고 서울대병원에서는 큰 일은 아니라고 하고, 남동생은 바쁘다는 이유로 일을 점차 저에게 미루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보니, 그러나 한 편으로 제가 스스로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어서 모친의 사망에 병적인 집착으로 매달린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므로, 저도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등과 허리가 부서질 정도로 아픈 것도 오랜만인데, 진통제로는 그때뿐이라, 일단 3월 24일에 다시 서울대병원 류머티즘 내과를 가기로 했으니까요.


그리고 빈번히 말하는 내용인데, ^^;;;;;, 제가 B형 간염이 있는데 이럴 경우 A형 간염에 걸리면 치명적이라 (어디서는 사망도 가능하다고 ^^;;;;;;),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맞아도 될지도 물어볼 예정입니다.


어제도 등과 허리가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털어 넣고 잠이 들었는데, 오래된 소송 기록에서 친인척과 관련한 너무 고통스러운 자료들이 쏟아져 나와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웠고, 뭐, 그렇습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밖에서 보면 별 게 아닐 수 있을 사건이 자기 사건이 되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저도 예외는 아닌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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