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위선을 낳고 범죄는 커지고

저는 어려서 경험한 뒤로 잘못해도 거짓말을 안 하게 된 터라

by 이이진

https://youtu.be/cEF40 ZcNquc? si=0 ajYydKRjqxPoxwb


사람들이 나쁜 짓 하는 사람이 잘 산다고들 오해하지만 실상은 산 지옥입니다. 폰지 사기를 치는 사람들의 패턴을 보면 처음에 주변 사람에게 많은 이자를 준다고 투자를 권하지만 실제 투자 실력이 없으니 투자받은 돈을 다 잃게 되고, 이내 투자한 사람의 원금을 갚지 못할 거 같아지면 다른 사람의 돈을 투자받아 시간을 끌어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돈을 투자받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하느라 있는 돈도 다 쓰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처음에 주변 사람에게 1억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았던 사기꾼은 해당 사람에게 이자를 잘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급속도로 다른 사람의 돈을 투자받거나 빌릴 수 있게 되나 그 돈으로 실제 투자를 할 줄을 모르니, 그러나 사업이나 투자가 잘 된다고 속여야 계속 돈을 받아 이전에 투자받은 사람의 불만이나 불안을 잠재울 수가 있어, 투자받은 돈을 도박이나 사치품에 탕진하고 또 다른 사람을 사기 치는 그런 상황에 빠지면서 1억이 수십 억으로 순식간에 불어나는 거죠.


처음 1억이었을 때야 단순히 그 빚만 갚으면 됐던 상황에서, 빚이 수십 억이 되면 처벌도 처벌이지만 피해자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 과정에서 아는 사람들이나 본인을 믿고 돈을 준 사람들 대부분이 다 피해자가 되고, 범죄자는 악인 아닌 악인이 될 수밖에 없어집니다. 본인의 죄를 인정할 수가 없어지는 거죠.


저도 사춘기 시절 꽤 문제아로 지냈을 때, 가령 어떤 애를 혼내줘야 되는 상황이 와서 그 애를 혼내주면 그 애의 편을 드는 애들을 상대해야 했고, 그 편드는 애들을 잠재우려면 또 다른 애들을 혼내줘야 하는 등, 말 그대로 산 지옥이었으며, 수업 중간에 교실 뒷문이 열리거나 소지품 검사라도 하는 날에는 말 그대로 정신이 조마조마하면서 살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이후로는 설사 제가 순간의 실수로 잘못을 하더라도 그 잘못을 덮기 위한 거짓말은 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본인의 잘못을 부인하거나 상대방 탓만 하는 사람들은 계속 같은 죄를 짓게 마련이거나, 성장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살다가 운이 좋으면 그럭저럭 살다가, 뭔가 터지면 난리가 나지만 또 성인이고 가족도 있어서 청소년기와 비교할 수 없이 일이 커지지만, 저는 다행스럽게도 제가 어리석고 못됐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걸 뼈 저리게 느끼고 반성한 터라, 이후로는 잘못을 저질러도 부정하고 부인하지 않은 덕분에, 아주 여러 큰 일들이 있었지만 별 탈 없이 오히려 무죄로 밝혀지며 살아남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표면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갖고 있었지만 실상은 가정이 있는 남성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회사 동료들의 느닷없는 배신(?)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독선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고 살다가 집안일을 돕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게 모든 분노를 쏟아붓는 비겁한 행위로써 결국 자살과 타살로 이어진 것이라, 저는 사람이 자신의 못된 면, 이기적인 면, 바보 같은 면, 어리석은 면, 불쌍한 면 등등을 인지하면서 언제든 이런 행위를 다시 저지를 수 있다고 내려놓는 게 상당히 필요하다고도 보는 입장입니다.


애초에 주인공은 가정이 있는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본인 삶에 만족했으면 안 됐던 것이고, 영화에서 심지어 바람 상대의 부인이 아는 것처럼 암시가 나왔는데, 외국인 가사 도우미나 보안 업체 직원처럼 자신보다 열악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무시했던 것도 잘못이며, 실체 없는 성공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도 어떤 면에서는 문제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여러 문제들을 묵살하다가 결국 가사 도우미를 살인하기에 이른 것이라, 저는 이 영화 주인공이 안타깝다기보다는 <문제는 계속 누적된다, 절대 하나의 사건으로 일어나지 않고 막을 기회는 언제나 있었다, 따라서 잘못했다고 생각될 때 바로 그만둬야 한다는 건 진리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저도 제 모친 사망 사건을 진행 중에 있는데, 모친이 저와 서울대병원에 갔을 때 일반적인 수술 결정 검사처럼 다양한 검사를 했더라면 사망에 이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2주 뒤 응급실에 갈 필요가 없었을 텐데 서울대병원은 제대로 검사하지 않았고, 2주 뒤 모친이 저와 응급실에 갔을 때 의사가 혈액 검사와 복부 CT에서의 이상을 인정하고 제대로 입원 치료 했더라면 역시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며, 응급실에서 모친을 집으로 돌려보낸 후 제가 집으로 요양보호사를 보냈을 때 요양보호사가 혈당만 검사를 했더라도 다시 응급실로 가서 살았을 터라, 이런 여러 기회가 놓쳐지며 결국 모친 사망에 이른 것이 황당할 뿐이고,


이어서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또한 엉터리로 진행되면서 결국 수많은 기관이 이 사건에 연루됐고 다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사건이 방대해지는 상황이 오자, 역시 잘못은 바로 인정하고 처리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불어난 거짓말로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실감하고 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며, 선의의 거짓말이기 때문에 만약 결과가 원하는 것처럼 나오지 않을 때 선의조차 악의로 보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워지는 만큼, 거짓말과 그 거짓말을 두둔하기 위한 거짓말은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게 저는 나은 것 같습니다. 선의로 거짓말을 하는 건 필시 어떤 목적이 있어서일 테고, 그렇다면 그 목적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체 뭐가 남을까, 거짓말만 남는 거죠.


제 사정을 생각하게 할 만큼 좋은 영화인 거 같고,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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