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솔사계 옥순의 대화법이 불편한 이유
사실 어느 정도의 무례함에 대해서는 그냥 그런가 보다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생각할 때 선을 넘는 무례함에 대해서 그건 아니라고 말을 할 수 있는 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누군가가 <암 1기인 경우에는 90%는 5년 이상 생존하고, 4기인 경우에는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말을 하는데, <아니에요. 내가 아는 사람은 말기인데도 10년째 살고 있어요>고 말을 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해당 주제가 향해야 하는 방향은 흐트러지죠. 또 예를 들어 <결혼하면 육아가 굉장히 힘들다고 하네요>라고 말을 하는데, <아니에요, 저 아는 사람은 아이 낳고서야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제가 흐트러집니다. 이럴 경우 상대방이 할 수 있는 답변은 <어, 그래>밖에 없습니다. 대화가 삽시간에 찬물 끼얹듯이 싹 가라앉는 거죠. ^^
즉 어떤 사회적이고 공통적인 이슈를 언급할 때 <나는 아니다>,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다> 이렇게 논조가 흘러가는 것은 사실 부산적인 거죠. 그러나 또 누군가가 암 말기 환자가 돼서 <이제 6개월 남았다네요>라고 고통스러워할 때는 <아니에요. 저 아는 사람은 암 말기인데도 10년째 잘 살고 있어요.>라는 말이 오히려 위로가 되겠죠. 즉 대화가 지향하는 바에 따라서 <나는 이러하다>, <내가 아는 사람은 이러하다>, <사람마다 다르다>는 식의 반대하는 의사 표현은 그 쓰임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른 저울이 기운다>는 표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통상적인 내용 혹은 그런 생각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 등으로 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에 (물론 이 정도의 인정도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는 동의로 보여 불편할 수는 있겠는데, 또 이게 어떤 연구를 통해 입증될 정도의 사실도 아닌데 인정을 해야 하나 이렇게도 말을 할 수도 있겠는데) 반대하는 옥순의 주장은 <사람마다 역량이 다르다> 즉 <나는 다르다>를 시전 하다 보니, 대화의 방향이 어색해지는 상황이 초래된 거죠.
어떤 사람들은 대화를 살짝 발만 담그고서 이런 건 어떤가를 물어보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거를 자신에 대한 일종의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다소 진지한(?) 분들이 있습니다. <여자들은 말이야~> 이렇게 말을 하는데, <어, 나 여잔데, 여자가 뭐 어쩌라고?>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죠. 물론 그 말을 한 사람은 당연히 상대방이 여자인 것을 알고 그런 말을 한 거지만, 사실 거기에는 살짝 발만 담근 뉘앙스도 있습니다. 이거를 비겁한 대화라고 보게 되면 자꾸 갈등만 생기기 때문에, 그럴 때는 본인도 살짝 발만 담그는 대화를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때가 있더군요.
상대방이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른 저울이 기운다>고 하면, <아, 그래서 남자들이 나이가 들면 결혼을 못 하는구나>라고 웃으면서 받아치면, 서로 알아들을 나이는 됐지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