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바로 시댁이나 처가의 문제를 고칠 수 있다는 자만
결혼하고 제일 답답한 경우가 결혼하자마자 본인에게 맞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든 바로 고쳐보려는 의지를 갖는 겁니다. 사실 어느 집이나 겉에서 보면 다 행복하고 좋아 보이는 거지, 속사정을 알고 나면 하나씩 나름의 문제들이 있게 마련이고,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됐다는 자체가 그 집안의 고질병인 겁니다. 내 집안도 내가 보기에 괜찮은 것일 뿐, 또 다른 잣대로 보면 분명히 납득 안 가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배우자가 <너네 집은 왜 이래?>라고 물어보면 <그냥 원래 이래, 냅둬.>라고 본인도 반응을 하겠죠. 배우자의 지적을 바로 인정하면서 <당신 말이 맞아, 우리 집이 잘못됐어, 당신 말대로 고칠 거야> 이런 말은 쉽게 안 나옵니다. 설사 본인도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더라도 배우자가 지적하면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자세가 나오죠.
시누이의 행동이 본인에게 불편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결국 시댁에서 자신의 위치를 좀 더 가족 내부로 가져가면서 속 깊은 대화까지 나누는 단계로 가야 되는 것이고 (따라서 단칼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시누이가 일반 사람이 보기에도 문제가 될 정도의 행동을 한다면, 지금은 어떻게 어떻게 안 걸리고 살지 몰라도 결국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상황은 오게 돼있습니다. 따라서 문제 행동을 할 때마다 구체적으로 그게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공개적으로 가족들 앞에서 부드럽게 언질을 줄 필요가 있으며, 후에 문제가 되면 그때는 고민녀의 입장이 맞았다면서 가족들이 말을 듣겠죠.
예를 들어 시누이가 동네 미용실마다 진상을 부려서 다른 지역까지 가야 되는 상황이라면 <요즘에는 업체들이 단톡을 만들어서 진상 고객 정보를 공유하던 데요. 업무방해로 고소도 되고요.> 라면서 슬쩍 대화의 주제를 경고성 메시지로 주면 되고, 실제 고소가 되면 문제가 일부분은 해소가 되는 거죠. 버릇이 없다는 그러니까 나한테 불편하다는 메시지는 사실상 둘 사이의 문제라 가족들이 쉽게 개입하기 어렵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그때는 가족들이 안 나설 수가 없거든요.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선생님 정도가 돼야, 방송 보고 바로 문제점을 밝혀내고 효과 빠르게 문제아들을 교정하는 거지, 실제로는 성격이나 인성 이런 것들이 외모보다 더 고치기가 힘듭니다. 아직 인성이 자리 잡지 않은 아이들도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성인 성격이나 인성을 바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