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왜 직함도 없는 자들 뒤에 숨는가
개인적으로 김건희 여사를 놓아주지 않는 지금의 정치를 하는 방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때와 대단히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문제가 됐던 최태민 목사 일가 문제가 있었고, 결국 집권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란 듯이 최태민의 딸인 최순실과 권력을 나눠가지며 결국 탄핵에 이르게 되죠.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이 되기 전 스타검사 시절부터 이미 부인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온갖 비리와 재산 부정 축재가 문제가 됐으나 결국 대통령이 됐고 지금은 김건희 여사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정치적 매몰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대통령들이 최측근들인 최순실 씨와 김건희 여사 등 딱히 직함도 없는 자들 뒤로 숨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 문제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슈였으나 국민들은 이를 무시하고 선출한 뒤 결국 같은 문제로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최고 권력자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늘 견제 당하고 비판받고 감시당하며 조롱을 받는 등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가족이나 정치적 뒷배에 의지하려는 숨길 수 없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고, 한국 정치가 이런 인간의 속성을 자꾸 배제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다 보니, 어떤 대통령이 오더라도 측근 뒤에 숨는 정치를 막을 길이 없다고 봅니다. 사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조국 전 장관이나 여러 정치적 문제 뒤에 숨곤 했죠. 사법적 판단 중이나 어떻든 이재명 당대표도 천하동인 뒤에 숨었다가 지금 그게 밝혀지면서 곤란해진 것이고요.
그렇다고 정치인을 뽑으면서 아무 뒷배나 심지어 가족도 좌지우지할 수 없는 특공대를 고려한다고 해도, 정치는 어떻든 머릿수 싸움이라 국회의원 1명으로는 정치를 못 하기 때문에, 법안 하나 상정하는 것도 불가능한 식물 정치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공대 뽑아놓으니 <병신 같은 게 말도 제대로 못 한다>고 비판할 겁니다. 때문에 어느 당이 됐든 매번 새로운 사람을 대표로 뽑더라도 다 식물 대표로 전락하며 당에서 축출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죠.
또 정치인이 되면 처리해야 할 안건과 공식행사가 어마어마해서 자료들을 일일이 스스로 보고 처리할 시간조차 없기 때문에 결국 측근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작성한 원고를 읽는 게 처음에야 불편하지 나중엔 아무 생각 없을 겁니다. 저는 그래서 정치인의 정당활동을 억제하고 (예를 들어 이재명 당대표 재판에 대한 언급과 관련 시위로 시간을 허비하는 걸 자제하고) 가능한 법안 관련 사안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도록 시간을 주면서 그 의견을 스스로 작성하지 못하는 국회의원은 자격을 고려해 보는 방향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내놓는 것으로 이 문제는 종결해야 하고 대신 윤석열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말을 끝까지 경청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자면 말씀하신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이라는 또 다른 구중궁궐에서 나와서 각계 정치인들을 직접 만나야겠죠.
대통령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모르는 정치적 이슈가 토론에 나올 때마다 <제가 모릅니다,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했고 이 모습이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와닿았는데 대통령이 되자 가르쳐달라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검찰이야 범죄자를 수사하는 집단이라 내부 통제가 엄격해 비밀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지만 대통령은 모든 일정이 혼자서 비밀스럽게 처리할 수 없는 자리이고, 이렇게 검찰 시절 습관은 가능한 한 빨리 버리는 게 정치인으로 이제라도 자리 잡는 거라고 누차 글을 쓰고는 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을 길이라고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