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족, 친인척 중심의 사회구조에서는 이익에 의한 권한 분배가 있습니다.
https://youtu.be/p4J-4 poqBfc? si=38 Y7 QyRnygDZlZ
개인적인 얘기이고 20년 전의 얘기지만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어느 분이 돌아가셔서 시골 농촌에 사는 친척 분이 서울로 잠시 올라오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제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로 저를 비난하셨고 여자가 배워봐야 쓸모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셨습니다. 악의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고루한 부분은 분명히 있는 거죠. 어렸을 때 놀러 가서 재밌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저는 좋게 표현해서 상당히 당황을 했었습니다.
시골 농촌에 사시는 분들 중에는 자식들이 배울 필요가 없다면서 가르치지 않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고 이해가 안 가는 미신을 맹신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금쪽이 거기서도 어떤 엄마가 나왔는데 80년대 생임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정도밖에 안 나온 데다가, 공장이나 이런 데 취업하는 등 마치 50년, 60년대 여성처럼 산 경우가 나왔는데, 저는 이 분이 전형적인 깡시골 출신 (혹은 사이비 종교)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상담을 해주는 분들도 80년대 생이라는 걸 믿지 못할 정도였죠.
거기다가 또 예를 들면, 궁금한 이야기y에서도 서울에서 나름 잘 살던(?) 사람이 시골 농촌으로 이사를 가서 동네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무던히 노력을 했지만 결국 동네 사람들과 고소 고발을 남발하며 담을 짓고 사는 경우가 나왔었는데, 이 경우도 귀향한 사람이 시골, 농촌 이러면 인심 후하고 넉넉하고 이렇게 표면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실체에 부딪히자 갈등이 극화된 경우라고 할 것입니다. 그분 말씀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무리 베풀어도 돌아오는 게 없다는 것으로, 유튜버님과 거의 비슷한 취지죠.
보통 시골 농촌의 경우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서로를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혈족만이 중심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만든 규칙이나 법령보다는 내부에서 통용되는 관례에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마을 회관이 원래 지어진 목적이 어떤 법령에 의해 어떤 규칙이라고 하더라도 마을 내에서 만들어진 내부 규율과 권리 관계에 따라 서로 부담하여 이용하는 식인 거죠. 법이라는 게 서로를 공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지만 법대로 할 경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가 있어서, 내부적인 규율에 따라 누군가 부담하고 누군가 관리하도록 나뉘게 되는 겁니다. 이게 시골 농촌에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즉 도시나 회사처럼 혈족이 아닌 일면식 없는 관계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할 때는 어떤 역할을 누가 얼마큼 할 건지를 법이나 규칙 같은 것들로 구체적으로 나눠주는 게 편리하고 익숙하며 공정해 보이지만 (예를 들면 노무를 제공할 때도 구체적으로 노동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임대차도 계약으로서 서로의 권리를 보장하는 등), 농촌이나 시골에서는 그렇게 하기보다는 원래 만들어져 있던 권리 관계에 따라 알음알음으로 서로 역할을 나누어 부담하는 게 편리한 겁니다.
이 무언의 역할 분담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으려고 하면 마을에서 자연스럽게 왕따를 당하겠죠. 즉 내가 남의 집 논을 이만큼 돌봐줬으면 남도 내 집 논을 이만큼 돌봐준다는 거래가 계약이 없어도 암묵적으로 성립합니다. 이게 시골이나 농촌에서 말하는 인심입니다. 꼭 말로, 계약으로,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알아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거죠. 사실 혈족에 가까워지면 받고 나서 안 돌려줘도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외지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아서 <그걸 대체 내가 왜 해야 돼? 완전 이거 식모나 노예 부리듯이 하네>라는 억울하고 해괴한 생각도 들고, 때로는 마을 내부에서 정해진 암묵적인 규율에 따라 통제되던 방식을 불편해하며 이의 제기를 하여 결국 들통나게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텃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통상 마을이나 어떤 집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옳고 성실하고 법을 잘 지키기를 기대하지만, 실제로 이끌어가는 사람은 내부에 존재하는 서로의 잇속을 잘 알고 이용할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동네 이장이 옳고 성실하고 법을 잘 지켜서 따르는 게 아니라(이런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미 서로 얽힌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서 이장이 법을 안 지키고 부도덕하고 어쩌고 비난을 해봐야 동네 사람들에게는 딱히 설득력이 없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지긋한 노인들이 새로운 법 체계에 적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그냥 하던 대로 해>가 될 확률이 높은 거죠. 잘못을 모른다거나 외지인을 폄훼하는 부분이 영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가족 관계에서 무 자르듯이 누구의 잘못을 나누기가 힘든 것과 같이 시골 농촌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했더니 부인도 이렇게 하더라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잘못이 캐나 오는 것처럼, 누구를 치면 누가 딸려오고 그 딸려온 사람을 치면 또 누가 나와서 결국 고소 고발이 30명이 되는 거죠.
결국 지금 유튜버도 마을이 기존에 운영되던 체계를 외부에 공개하며 비판을 하는 등, 마을 사람들이 염려하던 일이 발생하게 했죠. 따라서 이런 마을에서 적응을 하자면 일단 마을의 이해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부탁을 해오면 들어줄 수 있는 건 들어는 주되 자신도 필요한 게 뭔지를 넌지시 흘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거를 해주니까 또 이거를 요청한다고 생각하면 할 일만 늘어나는 거고, 남 좋은 일만 하고 받는 게 없다 분노하게 되지만, 내가 이번에 이거를 해줬으니까 다음에 외출할 때 집 좀 봐달라고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쉽고 간편한 부탁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내가 부탁을 들어줘서 나도 부탁을 했는데 상대방은 들어주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은 사람이 어느 사이 양심 상 불편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이익 관계가 사라집니다.
외국에서도 동네 사람들끼리 잘 알고 범죄율도 낮으며 관계가 원만한 경우에, 그러니까 좋은 동네로 외지인이 이주해 오면, 호구 조사가 들어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동네는 직업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사를 승인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도 이제는 웬만한 부자 동네는 직업도 판사나 검사, 의사, 연예인 등으로 고정돼야 들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정치인, 법조인 이런 경우 상당하다고 하고요. 딱히 농촌만 외지인을 거부하고 무례하기 구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아시면 스트레스가 조금 완화될 겁니다. 심지어 공무원 집단처럼 법에 의한 조직도 내부에서 규율하며 서로 잘못을 덮어주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