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정치운동입니다.

by 이이진


페미니스트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는 페미니즘은 <정치적> 사상이라는 점입니다. 즉 여성들을 위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포함하는 행동이 페미니즘인 거죠. 어느 행동이든 정치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에 대해서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이 생기는 것은 감수를 해야만 합니다. 여성이 절대적 약자이냐 아니냐 이런 논의를 떠나서 어떤 정치성을 가져야만 한다면 당연히 이러한 움직임은 권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권력을 추구한다는 것은 타자에 의한 감시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숙명을 가지게 됩니다.


뭐 딱히 페미니즘은 검증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절대 순수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신도 안 되는 그 절대성이 어떻게 확보가 될까 저로서는 의구심이 드네요.


따라서 본인이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선택을 했다면 여성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에 정치적 목적을 두고 움직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 접근을 수용해야 하는 것이고, 본인이 그러한 사상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사상의 정도를 묻는 것에, 방어적인 태도를 갖는 것은 사상이라는 근본적인 특성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생각이 됩니다. 원래 어떤 사상이든 그걸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되는 거고, 따라서 회사에서 페미니스트로서의 동료가 어떤 건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면, 물음에 타당한 설명을 해주면 되는 겁니다.


즉 진보적 정치성을 가진 사람이 환경에 더 주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직장 동료들이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갈 때 따로 텀블러를 챙겨간다면 <아, 이 사람은 환경에 더 중심을 두는 진보정치성이 있군> 판단하는 건 피할 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물론 정치성은 없이 환경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동료들이 앞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 해당 동료를 신경 쓸 것이고, 이런 것처럼 페미니즘 동료도 어떤 주의를 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건 차별이 아니라 인식이죠. 즉 페미니스트로서 이 회사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상한선은 줘야 됩니다. <느닷없이> 페미니즘을 무시당했다면서 고소 타령, 처벌 타령 할 게 아니라, 이거는 페미니스트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선고지 정도는 해줘야 되는 겁니다.


이게 역사적으로 봐도, 권력자들은 때로 사회적 약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권력을 소유했습니다. 때로는 농민, 때로는 신종교, 때로는 신직업, 때로는 신인류(소수민족) 등등, 종종 이들이 전면에서 권력자의 배경이 되곤 했죠. 따라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놓고 정치적 배경으로 삼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마치 정치성이 없는 것처럼 행위를 한다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치는 권력 투쟁의 한 종류입니다. 따라서 비판과 비난은 숙명처럼 따라오는 것이고 다만 비열해선 안 되는 거죠. 어떻든 이미 페미니즘은 충분히 정치적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로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범죄의 입증을 형법처럼 과연 검사가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