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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안전과 생명의 영역에서는 본래 반말 명령이 본질입니다

승강기 사고에서 반말한 소방관 사건에 관해 

https://youtu.be/bBV3 AoSlN4 Y? si=87F-NXBjBIMoghl6


이런 기본적인 것까지 댓글로 달아야 될지 모르겠는데, 비행기가 비상 착륙과 같은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승무원은 기본적으로 <반말 지시>가 원칙입니다. 


<비상시 객실 승무원의 반말 지시, 샤우팅 대처에 대한 근거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이다.


항공보안에 관한 최상위 국제법에 해당하는 'ICAO 문서 10002 객실 승무원 안전훈련 매뉴얼(Doc 10002 CABIN CREW SAFETY TRAINING MANUAL)'의 객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승무원은) 충격 방지 (자세) 명령을 외친다. 이때 명령형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충격 방지 자세는 '브레이스 포지션(Brace Position)이라고도 불리는데, 항공기가 무언가에 충돌하거나 비상 착륙할 때 승객에게 취하도록 하는 자세다.


ICAO는 '문서 10086'에서도 비상 탈출 시 승무원의 명령은 크게, 단정적으로, 반복해서,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마찬가지로 객실 승무원들이 동시에 명령을 외치라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비행기 내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을 빠르게 이동시킴과 동시에 지시 사항이 명확해야 이행 또한 쉬우므로 <반말>로 <샤우팅>을 하는 거죠. <나와>, <뒤돌아>, <앉아>, <기다려> 이렇게 되는 겁니다. 승무원들이 평소에 상당히 친절한 것을 기대한다면, 비상 상황에서 이런 명령은 다분히 생명을 구조하기 위한 빠른 대처의 일환일 뿐으로, 여기에 무슨 감정이나 지위를 반영할 그런 게 있는지 저로서는 의문이 드네요. 빨리, 신속하게, 전달 사항만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게 당연한 거죠. 게다가 승객들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고압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는 게 안전에 더 부합하고요.


물론 승강기 위험 문제에 있어 비행기 비상 착륙과 같은 비상 상태는 아니고 이게 무슨 국제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겠으나, 또 한국의 정서 상 승강기 안에 노인들이 있었다면 소방관도 <나오세요>라고 말할 수는 있었겠으나, 위의 예에서 보듯이, 인명 구조에서 기본은 반말 (빠른 행동 유도)과 정확한 지시이고 나머지는 배려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위험이 객관적인 상황인 것처럼 반말이나 명령도 객관적인 지시에 불과한 건데, 거기에 무슨 감정을 담고 그러시는지? 소방관도 국민 혈세로 움직이니까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이러는데, 소방관 서비스의 핵심은 생명 구조이고 가능한 시간을 단축하는 거니까 당연히 반말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전에 비행기 비상 착륙하고 그랬을 때, 승무원이 반말했다고 sns에 글 올린 거 보면서, 그게 국제 규정이고 위험 상황에서는 반말로 빠르게 지시를 한다고 댓글이 달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반응이네요. 


예를 들어 <흡연금지>, <진입금지>, 이런 문구도 그러면 <흡연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진입을 생각해 보실게요>, 이렇게 적어야 되나요? 경찰이 범죄자 잡을 때도 <멈춰!> 이러지 <멈추실게요> 이러나요? 허허. 군대도 그렇지만, 명령이 우선한 상황에서는, 하면 안 되는 일 혹을 당장 해야 하는 일은 반말로 빠르게 반복해서 말합니다. 이건 존대의 영역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의 영역이라서 그래요. 이런 당연한 걸 또 설명해야 되는 때가 또 오려나? 지루한데. ^^;;;;;


그나저나 뻑가님이 올린 포스팅에 본의 아니게 저도 열일을 하네요. 허허. 워낙 이런 일에 관심이 없긴 한데, 뭘 이런 걸로 그렇게 난리가 나나 모르기는 불편한 입장에서, 잘 보고 댓글도 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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