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국민 입장에서 사법부를 감시를 해야죠

by 이이진

몇 년 전, 재판을 기다리다가 판사가 질문하는 데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판사가 재판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고 이의 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어, 바로 감옥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안경이니 기존에 먹던 약이니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었고, 휴대폰과 입던 옷을 포함한 모든 짐이 압수되어 그대로 감옥으로 직행을 한 거죠. 오전 11시에 감치 재판을 받았는데 오후 5시가 넘어서야 감옥으로 이송이 시작됐기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간 상태였습니다.


죄의 확정을 기다리던 날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재판을 기다리다가 느닷없이 감옥으로 보내진 게, 죄 명은 다른 게 없고, 법원조직법 위반 때문이었는데, 이 법원조직법 안에 황당하게도 법정모독죄라는 죄 명이 있어서 판사가 저를 해당 죄 명으로 감옥으로 보내버린 겁니다. 판사한테 <감히> 항의를 했다는 거죠. 재판은 반드시 판사의 지시 하에 공식 문서로 남기도록 돼있어서 해당 재판은 감치조서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돼있는데, 제 입장에서 보자면 감치조서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떻든 제가 그렇게 감옥에 가게 됐습니다. 이거는 이거대로 소송을 했지만 올 초 대법원에서까지 그냥 각하해 버렸다는 것만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자료도 정리해서 보여드릴 수 있으면 보여드리겠고요.


개인적으로 수백 건의 각종 소송을 했지만, 이런 판사는 처음이라 이런 판사를 일반화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판사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항의를 했는데, 사법부는 전혀 받아들여주지 않더군요.


감옥에 도착하자마자 죄수복으로 환복을 하고 머그샷을 찍고 독방에 가둬졌는데, 늦은 시각에 도착해 식사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는 저에게 식사를 주더군요. 근데 진짜 무슨 돌덩이처럼 침조차도 삼키기가 힘들 정도로 기운이 다운되어서 무슨 식사가 나왔는지조차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건드리지도 않고 내보냈죠. 한숨도 못 잔 채로 다음날을 감옥에서 맞으니 다시 식사가 나왔는데, 이것도 진짜 먹지를 못 하겠더라고요.


교도소는 화장실 문이며 교도소 문이며 교도관이 볼 수 있도록 투명으로 혹은 뚫려 있는데, 죄수들은 다른 일(?)을 하다가도 안내 방송이 나오면 문 앞에 똑바른 자세를 하고 앉아 문 밖 교도관들과 눈을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교도관이 번호로 호명하며 혹시 질문을 하면, 거기에 예를 갖춰(?) 답을 해야 하고요. 제가 계속 식사를 하지 않자 교도관이 문밖에서 뚫린 문 틈으로 저를 쳐다보던 기분이 문득 생각 나 추억 소환해 봤습니다.


일단 죄를 지었거나 죄를 지었을 것이라 여겨지는 신분이 되면 그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은 이에 수반된 저항 행위로 읽힙니다. 당시 제가 속이 안 좋아서 식사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이 되죠. 해당 행위는 사법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따라서 그러한 저항 행위는 절대 용납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강한 공권력의 행사를 불러옵니다. 이렇게 죄인 혹은 죄인 가능성 신분이라는 것은 대단히 비참하고 다른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각종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기 때문에, 아무리 악마 같은 범죄자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겁니다.


누가 됐든, 범죄자 혹은 범죄자 가능 신분 상태에서는 그 행위가 순수하게 목적대로 보일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나는 이런 목적을 가지고 있고,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를 외쳐도 모든 행위는 사법 처벌에 대한 저항으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는 거죠. 검찰이 됐든, 사법부가 됐든, 억울하면 죄를 벗어라,라고 하는 대단히 큰 사회적 함의는 여전히 유효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가 발생하더라도, 이 함의를 바꾸기 위해 정치적으로 노력하지 않아 왔다면 지배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최근 들어 복잡해 보이는 각종 제 소송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를 하고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제 어떤 생각들을 포스팅을 하고 있어서 그렇지, 여전히 저는 검사를 상대로 민사 및 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사법부나 검찰에 각종 항의를 하는 등 사법 정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사법 정의 내용을 포스팅하는 데 지연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포스팅을 한 이유로 민주당 극렬 지지자로 보이는 한 여기자로부터 고소가 진행 돼 결국 기소가 되어 작년까지 재판을 받아 무죄를 받은 때문도 있지만 (본인도 검사 상대로 각종 비판 포스팅을 하면서 저를 이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고소를 해 황당하고), 이런 내용의 글이 지루하다는 평이 있어서, 제가 일정 부분 수긍을 하면서 내려놓은 탓도 있습니다. 좀 재밌고 읽기 쉽게 포스팅을 하라는 것인가, 생각하려고 하고 있고요.


제가 사법 정의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에는 이렇게 사법적 판단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신뢰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 입장에서 이를 바라봐주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천천히라도 이 시각을 또 조금씩 올리겠으니, 좀 재미가 없더라도 눈에 보이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말씀을 또 길게 드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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