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모친 응급실 갔었는데 대란은 아니던데요

이전 서울대병원에서는 왜 mri 등을 찍어주지 않았을까

by 이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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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이 무릎과 척추가 오래전부터 좋지 않았으나 본인이 알아서 치료를 진행하겠다고 워낙에 완고하여 저도 본인이 거부하는데 어떻게 도와드릴 수가 없어서 기다리고만 있다가 드디어 얼마 전 서울대병원 진료를 봤더랬습니다.


올 초에 예약을 했는데 10월에서야 자리가 날 정도로 정형외과가 너무 바빠서, 결국 10월에 본 거죠. 일단 무릎 수술은 받아야 된다고 결정이 났고 다만 수술 일정이 너무 밀려 있어서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된다고 했고, 검사 당시에 혈액 검사나 mri나 이런 걸로 좀 더 촘촘히 검사를 진행해 주길 바랐으나, x-ray로 검사가 끝난 채 수술 예약만 잡은 상태가 됐습니다. 수술 날짜가 잡히면 검사를 하겠거니 한 거죠.


매주 일요일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안부 전화를 하는데, 이번 주에도 전화를 해서 모친에게 서울대병원에서 받은 약이 잘 듣는지 물어보니 다른 약과 병용한다고 해서 일단 서울대병원에서 준 약만 며칠 먹어보고 반응을 보라 한 뒤 지난 목요일에 확인 차 전화를 했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넘어져서 움직이질 못한다는 겁니다.


제가 일전에 포스팅을 했지만 어려서부터 저도 제가 아프면 알아서 병원을 다녔고 지금까지도 부모님을 동반해서 병원을 다녀본 적이 전무하기 때문에, 부모님 또한 대부분의 질환을 알아서 치료를 해오다가 심해지면서 제가 몇 년 병원을 다니고 있었으므로, 괜찮다고는 하는데 뭔가 찜찜해서 금요일 늦게 부모님 집을 방문했죠.


그랬더니 모친이 전혀 움직이질 못하는 상황이었고 결국 119 구조대를 불러 근처 한일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통상 넘어지고 하루 정도 쉬면 다음날은 조금 편해져야 하는데 모친은 오히려 상태가 더 나빠져 있었기 때문에, 부랴부랴 119를 불러서 응급실을 간 거죠. 의식이 또렷하니까 처음 응급실에서는 어떤 치료를 해줘야 하냐 물어봤는데, 막상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있다 보니 일차적으로 혈액을 비롯해 검사를 진행했고 혈액 검사에서 높은 염증 수치가 나오면서, 복부 감염을 의심한 의사는 복부 ct를 진행했고, 복부가 깨끗해서 다시 보니 척추 감염을 발견했고요.


모친이 골다공증 등 뼈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척추에 실금이 가거나 잦은 허리 통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는데 이제야 척추 감염으로 인한 문제라는 게 일부 소명이 된 겁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 제가 mri 좀 찍어주면 안 되겠냐고 했는데, 당시 의사는 필요 없다고 했고, 그때 찍어서 병변을 알았더라면 이번 119 사태까지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서울대병원에서 병 하나를 진단받기 위해 온갖 검사란 검사는 다 받아본 사람으로서, x-ray 하나만으로 수술 일정을 잡은 해당 검진이 이해가 안 가는 지점입니다.


그리고 모친 또한 넘어지자마자 병원을 가서 제대로 진료를 받고 휴식을 취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모친은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육체노동을 자신이 아무 문제 없이 고령의 나이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족에게 자신의 생활을 비롯한 병증 등을 숨기고 전혀 말하지 않으므로, 저는 아직도 정확하게 넘어진 경위도 모르는 실정이며 다만 이번에 제가 응급실에 데려가고서야 처음으로 ct도 찍고 해서 척추 감염을 발견한 겁니다. 심지어 주변에 부친이 병이 있어서 일을 한다고까지 말한다고 하는데, 부친이 병이 있다고 해도 집에 누워서 간호를 받는 게 아니고 일을 하고 있으므로, 저로서는 모친이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겠고요.


응급실에서는 정확한 감염 원인을 알기 위해서 큰 병원으로 옮길 것과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보라매 병원을 권유해, 밤을 거의 꼬박 세고 아침 8시에 보라매 병원에 전화를 해서 다행히 다음 주 월요일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예약이 되고 나니까 잠이 그제야 오더라고요. ^^;;;;;;; 감염병이라면 감염의 원인을 가능한 한 빨리 찾아야 하고 혹시 전염의 위험도 있으므로 더 서둘러야 한다고 병원에 요청을 했더니 한 달 뒤였던 예약이 월요일로 잡혔습니다. 보통은 폐나 이런 데 감염이 되는데 척추도 감염이 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참 병은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요.


여하튼 주말에 부모님 두 분이 서로를 케어하기는 어려울 거 같고 저도 등이나 척추나 피로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주말에는 꼼짝없이 쉬지 않으면 다음 일주일은 누워 있어야 하다 보니까 간병인을 알아보고 있는데, 오늘 간병인은 구하질 못했고 내일은 간병인이 온다고 하네요. 모친에게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까 의료 대란 이러면서 응급실에 난리가 난 사태가 떠올랐지만 막상 응급실에 의료 대란은 모르겠더군요. 혹시 아주 먼 곳이 아니라면 서울 지역은 한일 병원으로 오시면 될 거 같습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부모님 간병이나 이런 건 자신의 일정 안에서 조율하면서 움직여야지 어설픈 의무감 등으로 억지로 움직이면 처음에야 좋은 마음일지 몰라도 결국 부모를 원망하게 되므로,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원망하지 않을 정도로 배려하지 않으면 장기간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간병 문제에서 악감정만 남는다고 생각되거든요.


저는 월요일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모친 입원까지 알아보고 추후 치료 일정 정도만 확인할 예정이며 만약 감염이 전파 위험이 있다면 당분간 모친 댁에 방문할 예정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움직이지 못하는 고령 여성을 운반해 본 바 이게 웬만한 요령이 없으면 불가능하겠더군요. 진짜 화장실에서만 20분은 제가 진땀 뺐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의료 대란으로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이 병원에 붙어있던데 제 모친만 하더라도 의식이 나름 명료해서 자칫 경증에 불과해 보일 수 있었던 것이 ct를 찍어서야 척추 감염임이 나왔기 때문에, 섣불리 경증 판단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환자가 전혀 움직이질 못 하면 계단이 있는 집은 응급 구조사들이 간이침대로 옮기지 않을 경우 가족이 모두 달라붙어도 이동이 전혀 안 되므로, 혹시 움직이기 힘든 환자 가족분들은 집 구조를 잘 알아보고 구하셔야 될 듯합니다. 어제 경찰과 응급 구조사까지 10명 가까이 집에 오며 가며 모친 이동을 도와주셨는데, 길에서 가족 모두 누워있을 뻔했던 터라 진심으로 감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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