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더러운 일도 다 해결해줘 버릇해서 그런 거라 독립이 안 된 거죠
https://youtu.be/BUjeboI5 J8 o? si=C56 PUFrXSq11 ymvV
착취 ^^;;;;;;라고 하면 좀 잔인한 표현이 될 거 같은데, 부모로서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으로 키우기보다는 자신의 어떤 노후 대비나 유일한 소통 창구 정도로 키우는 분들이 제법 많은 거 같습니다. 인간이 자신과 생물학적으로 동일하면서도 일견 다른 어떤 존재를 키운다는 게 작든 크든 희생을 요하는 일이고, 자녀도 부모에게 몇 년 희생해 보면 알겠지만, 희생에 대한 대가를 암묵적으로 본인도 모르게 받고자 하는 경향이 생기거든요.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려 가거나 뭔가 자신만의 생활이 있는 경우가 아닌 다음에야, 자녀가 성장한 이후에 늙고 외로운 상태에서 부모가 갑자기 다른 어떤 독립적인 삶을 꾸린다는 건 불가능하고, 때문에 부모가 되면 본인의 의존을 자녀에게 그대로 투사하는 경우가 있는 겁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면서 관여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자꾸 아프고 되는 일도 없고 중독에 빠지는 식으로 걱정하게 만들면서 관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사람들 중에 강아지 키우면서 <얘가 나 없이 어떻게 사냐>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그런 행동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게 자녀가 될 경우, 자녀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에서 존재론적 만족감을 갖다가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게 유실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으며, 이 과정에서 자녀를 억압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은 거 같고요.
그리고 이걸 부모가 인지하지 못하고 자녀 또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 경우 아마 <우리 집은 화목해>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거 같고, 이런 가정은 대부분 표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데 자녀들이 결혼을 못하는 그런 특성이 있더라고요. ^^ 딱히 잘못된 부분은 없는데 딱히 결혼도 안 되고 뭔가 사회적으로도 소통이 좀 안 되는 그런 분들이랄까. 그러니까 심적으로 부모와 자녀가 지나치게 서로에게 의존하므로 친구 관계도 소홀하고 어딘가 벽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그리고 부부 사이가 안 좋을 경우, 엄마가 자녀에게 너무 집착하면서 이런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엄마의 아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마마보이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딸 하나만 낳거나 아들 이상으로 딸을 잘 키우려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딸하고 이상할 정도로 친한 그런 부모들이 많아진 거 같고, 이런 경우 딸들이 딱히 문제는 없지만 역시 결혼을 못하는 그런 상황에 처하더군요.
아니면 결혼을 했어도 남편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친정 식구들 말만 듣는 그런 경우랄까. 무슨 일만 있으면 친정으로 가는 그런 분들이 있더라고요. 친정에서 <나를 얼마나 존중해서 키웠는데 당신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 뭐 이런 뉘앙스인데, 결과적으로는 부모에게 독립이 안 된 여성들이라고 보고요. 왜냐하면 여성이 제대로 독립을 했다면 부부 사이가 나빠져도 친정으로 가진 않을 거고, 자기 생활로 돌아가겠죠. ^^
그리고 이런 부모를 감지하고 독립을 하려고 섣불리 결혼을 했다가 바로 이혼하고 다시 부모님과 합치는 경우라거나 자녀가 생기면서 또 합치는 경우라거나,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자기 필요할 때만 찾아온다고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부모가 자녀를 놓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자녀가 성장한 이후에 부모 자신의 삶이 없어서 대부분 그렇습니다. (자녀들도 너무 부모가 자신의 삶도 없이 자신만 바라보는 건 경계해야 될 이유겠죠.)
여하튼 댓글이 옆으로 갔는데, 부모가 되면서 처음으로 이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낀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뭔가 스스로가 애착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것 같고 그 애착을 인지하고 자녀와 함께 본인도 성장한다는 개념으로 자녀를 양육하지 않으면, 자녀의 성장을 암묵적으로 원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거 같고요, 특히 자녀의 성공으로 본인을 인지한 부모들은 자녀를 더 놓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물론 부모가 자녀에게 애착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희생적으로 잘 키우기만 하는 건 아니고, 학대하고 못되게 굴고 버리고 했어도 애착을 갖는 거 같고, 말씀하신 것처럼 차라리 나쁜 행동으로 서로 선을 긋게 되면 독립이 쉬울 텐데, 표면적으로 잘 키웠고 화목한 터라, 이게 뭔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인 게 어떤 면에서는 자녀의 독립과 성장을 막는 것도 같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부모보다 더 통하고 가까운 이성이나 친구가 없다면, 심지어 성인이 됐어도 모든 대소사를 오직 부모와만 대화한다면, 이성 친구가 있고 친구가 있고 독립된 생활이 있어도 부모가 가장 편한 존재라 모든 결정을 부모에 의지해서 한다면, 부모와 자신이 지나친 애착 관계가 아닐까, 혹시 자신이 그렇게 키워진 건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이미 충분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혼자 힘으로 해결을 못하고 꼭 부모에게 의지해야 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죠. ^^;;;;; 이런 분들은 부모가 더러운 일도 다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덧붙이자면 가정 폭력이 일어나는 가정도 얼핏 보면 화목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가정 폭력범이 장기적으로 가정을 지배하려면 매일 술 먹고 매일 폭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다 도망가죠), 일주일에 1/2은 즐겁고 화목하고 유쾌하다가 1/2은 심각하게 행동하게 되며, 폭력 가정에서 자란 아동들은 1/2의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해 1/2의 폭력은 감당하게 됩니다.
가정 폭력범의 비위만 맞추면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며 자라기 때문에 자기만 참으면 계속 즐거울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거고, 가정 폭력범의 주장에 따라 그 즐거운 1/2의 시간을 망친 것이 자신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며, 대부분의 폭력 가정은 다 이 패턴입니다. 아동 학대 당한 애들에게 물어보면 동일하게 <자기가 엄마 말을 안 들었다, 아빠가 혼을 냈지만 자기가 못 고쳤다> 이렇게 말하는 것에서 알 수가 있고요.
일반 가정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권위를 세우기 위해 잘못해도 사과하지 않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비해, 가정 폭력범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극심하게 후회하며 낭패감을 보여주고 (심한 경우 사과 명목으로 혹은 겁을 주기 위해 자해나 자살 시도를 하고요 ^^) 따라서 가족 구성원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함과 동시에 다시 잘 지내보려는 시도를 반복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생각보다 사회에서는 조용하거나 내성적인 사람들이 가정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