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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판단을 그대로 말하는 게 솔직하다는 분들

그게 인격적인 부분이면 무례한 겁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eRrVm7 wh_DE? si=OGovjILQSMca-y-F


개인적으로 남을 평가하는 발언을 자주 하는 사람은 가깝게 지내지 않는 편입니다.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어떤 평가를 하게 되잖아요,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좋다 혹은 싫다, 불편하다 혹은 편하다 등등. 이런 부분은 어떤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인데, 가령 다들 괜찮다고 하는데 나만 싫거나 불편할 경우가 문제가 될 수 있겠죠. 혹은 상대방은 나를 괜찮게 보는데 내가 싫거나, 반대로 나는 좋은데 상대방은 불편한 경우랄지.


근데 이런 어떤 평가를 자주 표현하고 그게 솔직한 거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자기가 누군가를 만났는데 예를 들어 옷을 좀 잘 입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야 있겠지만, <너는 왜 옷을 그렇게 입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건데, 이게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개인적으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의 표현 방식이 불편할 수가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이 표현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 의사 표현을 하더라도 주의를 갖고 해야 하는데, <너는 말투가 싹수가 없어> 이렇게 말을 하는 분들.


즉 <나는 아이돌 어떤 얼굴을 좋아하는데 너는 그렇게 생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어>라는 판단을 설사 혼자서는 하더라도 그 말을 하는 게 마치 솔직한 것인 듯, 남에 대한 판단을 서슴없이 하는 분들은 이게 사실상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통제이기 때문에, 저는 선호하지 않고, 그런 말을 들으면 처음 한두 번은 듣고 웃지만 나중에는 그만큼 똑같이 답을 해줍니다. <너는 얼굴 기본기가 없는데도 사람으로 보인다> 정도로 뼈를 때려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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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 아는 분도 대화를 하고 나면 제 말투나 어떤 모습을 특정해서 지적하는 버릇이 있었고, 처음에야 그분이 저보다 나이도 많고 사회생활도 많이 해서 저를 염려하거나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너처럼 문제 많은 사람을 나나 상대하지 누가 상대하냐> 이런 흐름으로 가는 걸 봤기 때문에, 아무리 제가 문제가 있고 단점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걸 언급하는 방식이 <지적>과 <비교>와 <판단>이 되면 제 문제가 개선되기보다는 제 자존감만 박살이 나므로, 더 가깝게 지내지 않고 있습니다.


연인 사이에서도 당연히 자기의 연인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건 당연한 건데,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인격적인 부분을 건드리거나 지나치게 자기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매번 판단을 한다고 하면, 저는 그건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통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게 표현을 했더니 전혀 이해를 못 하고 개선이 안 되더라, 그래서 강하게 말하게 됐다> 이 입장이 있을 수는 있는데, 강하게 말하는 것과 모독스럽게 말하는 건 명백히 다릅니다.


가령 옷을 좀 잘 입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요즘엔 퍼스널 컬러 그런 거 알아보는 게 유행이라는 데 한 번 알아볼래?> 이런 식이 아니라, <너는 얼굴도 칙칙한데 왜 맨날 검은색 옷만 입어?!?> 이런 식으로 내뱉는 방식이죠. 물론 가까워지면 때로는 예의나 이런 것보다 솔직한 감정이 먼저 나갈 수야 있긴 한데, 대화의 방식이 매번 이렇게 자기 기준에 의한 판단이라면, 그것도 외모나 어떤 이런 부분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룬다면, 이건 저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너는 이래서 이래> 이런 판단부터 하는 분들은 저는 일단 거리를 둡니다, 그래서.


여기서 조금 발전한 분들은 무슨 말만 하면 <여성스럽다>, <예쁘다>, <여자가 왜 그런 말을 하냐>, <여잔데 왜 그러냐> 여기까지도 가는데, 여기서는 저도 이제 급발진될 때도 있고요. 사실 남녀 구분이 어느 정도 있는 건 맞는데, 매 사안마다 <여자가~>, <여자는~> 이런 남성분들은 저는 아주 불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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