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이다 오랜만에. 주말에는 춘천에 다녀왔는데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몹시 추워서 핫팩을 서로에게 패스하면서 손을 녹였다. 한겨울 날씨 같았고 그 중에서도 마음을 따뜻이 어루만지는 순간들이 있었으며 그것들이 나를 버티게 했다. 없으면 나 혼자 어찌 살까 조마조마한 마음조차도 내비치고 안도감을 얻을 정도로 따뜻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 다행이다.
조급한 마음에 현재를 결단코 부정하는 마음이 더해져 아침 등굣길부터 아슬아슬하던 순간. 공부도 애써 하고 공부 외에 다른 것들도 애써한다는 걸 인지조차 못했다. 그러다 쉬는 시간이 되어 타이머를 잠시 멈추고 밖에 나갔다. 나의 필수템 히트텍도 입지 않았고 왠지 다른 나라 유학생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떡볶이 코트도 놓고 나갔는데 날이 따스했다. 바람도 덜 불구.
벤치에 앉아 멍때리며 햇빛을 쬐었다. 한 십 분 정도 안 되었을까. 마음에 여유가 깃드는 느낌을 받았다. 애쓰고 조급한 마음만 가득차던 내 몸에 이상할정도로 가볍고 몽실한 감각이 들어앉았다. 내 몸이 아늑하게 느껴졌다. 이게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감각인가? 나도 보통 사람이지만 요근래는 당최 그런 감각을 느낄 일이 없어서. 세상 모든 게 괜찮고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되는 일이 어느 땐 흔했는데 요즘은 척박한 마음이라. 이런 감각이 다시금 생경했다. 그래서 기록하기로 했다. 더 온기가 깃드는 아늑한 마음이기를. 몸 관리 잘해줘야겠다. 오늘도 저녁 러닝을 해줘야지.
내 몸아 마음아 내가 잘 지켜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