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가

by 아트인사이트


목표와 버킷리스트의 차이는 뭘까.


한 해를 시작할 때 올해의 목표와 버킷리스트를 함께 작성해 본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가져봤을 궁금증이다. 목표를 적을 땐 보통 '무엇을 해내야 하는가'라는 사회인으로서의 성취를 고민하게 되는 반면,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떠올린다. 사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목표를 쓰는 게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는데, 왠지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만 마주하면 목표를 쓸 때보다 연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장장 12년동안 [대학 합격]이라는 하나의 이정표만 바라보며 떠밀리듯 달려왔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나를 위한 선택보다는 타인의 기대가 투영된 목표를 세우는 데에 더 익숙해졌다. 10년하고도 2년을 더한 긴 시간동안 사회가 정해준 목표를 내 것이라 믿고 살아왔기에, 막상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뭘까'라는 단순한 질문조차 어렵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요즘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SNS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모든 경험이 사진 한 장으로 상품화되는 시대 속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버킷리스트마저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세련된 숙제]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처럼 SNS 속 화려한 모습들이 버킷리스트의 기준을 높였다는 사실 또한 결코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를 쉬운 마음으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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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단어와 연관된 '버킷리스트'는 앞선 삶을 살아온 우리에겐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죽기 전'이라는 전제는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만 부추기고, 그럴수록 우리는 더 거창하고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을 [살아있음(삶)]으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 무게는 한결 가벼워진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결국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하고 싶은 일과 같다면, 굳이 죽음이란 무거운 단어를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숲을 보려고 애쓰는 대신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나무 한 그루에 집중하는 태도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에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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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점차 새로운 것들로 가득찰 것이고, 그것들을 따라잡기 위해 사람들은 더 빠른 속도로 달릴 것이다. 나무가 많아지면 이미 울창한 숲도 끊임없이 커질 것이고, 그 속에서 나같이 둔한 사람은 또다시 숲 전체를 보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은 길을 잃고 말 거다.


이러한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그 숲에 놓인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해야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고, 버킷리스트의 첫 줄을 채울 연필을 쥐고 있는 사람도 나라는 사실을 꾸준히 되내이며 말이다. 그러니 더이상 타인이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와 인스타그램 속 화려한 삶들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내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렇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비로소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는 SNS에 굴러다니는 '20대에 꼭 해야할 것'이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같은 제목의 카드뉴스 속 숙제들을 내 삶에 대입하는 대신, 조금 투박하더라도 온전히 스스로 고민해본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빈칸을 채워보자. 남들이 이미 걸어간 길을 뒤따를 때보다 내가 직접 낸 길을 걸을 때,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생동감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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